좋은 습관이 쌓여 좋은 삶이 됩니다
9월은 “독서의 달”입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저절로 독서가 생활화되면 좋겠지만, 독서의 달이 무색하게 1인당 독서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연간 독서인구가 2년 전보다 2.9% 오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독서 수는 1인당 0.4권 감소해 긍정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문해력 저하도 지속적으로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어린이집 교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됐는데요. 그 글은 “OO를 금합니다”의 문장을 두고 일부 학부모들은 “금”이 좋은 건 줄 알고 “가장 좋다”라고 해석하거나 “우천 시 OO로 장소 변경”을 “우천 시에 있는 OO 지역으로 장소를 바꾸는 거냐”라고 묻는다는 것이죠.
이러한 문제는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여서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2023년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에서 “국어”는 보통 학력 이상을 받은 중3 비율이 2017년 84.9%에서 2023년에는 61.2%로 떨어졌고, 고2 비율도 2017년 75.1%에서 2023년 52.1%까지 떨어진 걸로 발표했습니다.
“대출받은 도서를 도서관의 사서 선생님께 반납해 달라”는 문장의 “사서”를 “구입”으로 착각해 책을 구매하여 도서관 선생님께 반납하는 일이 벌어지고 “이지적”이라는 단어를 “easy적”으로 해석하더란 얘기도 들립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책 읽기의 경험이 부족해서입니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꾸준한 독서활동을 통해 길러집니다. 나이 먹는다고 저절로 발달하는 능력이 아닌 것이지요. 따라서 독서를 생활화하는 게 중요한데요. 책을 처음 접하는 유아기에 책에 대한 경험은 평생의 독서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다면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기르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첫째, 다양한 경험시키기
읽기를 배우는 데 경험은 필수적입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경험이 다양한 아이가 잘 읽을 수 있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함께 여행하고 자연을 관찰하고 시장이나 전시회 등 흥미 있는 장소로 데리고 가서 아이의 시야를 넓혀주세요.
둘째, 아이의 수준에 맞는 책 고르기
<과학의 원리>의 의미를 알려면 ‘과학’의 뜻과 ‘원리’의 뜻을 알아야 하고 <건국>이나 <개국공신>이란 단어가 나왔다면 어른에게는 쉬운 단어일지 몰라도 아이에게는 생소한 단어가 됩니다. 한 페이지 중에 아이가 모르는 단어가 다섯 단어 이상이라면 아이의 수준에 어려운 책입니다. 어려운 책은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책에 대한 즐거움을 앗아가므로 아이가 이해하기 쉬운 책으로 바꾸어 주세요.
셋째, 그림책 읽어주며 대화하기
그림책을 읽어줄 때는 실감 나게 읽어주도록 하며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생활 속의 예를 들어 설명해 주세요. 삼각형이란 단어가 나온다면 아이스크림의 모양이나 고깔모자 등을 가지고 설명해 줄 수 있을 거예요.
언어를 알려줄 때 양육자는 “사과, 책”처럼 구체적인 단어로 시작을 하여 “우정, 사랑”처럼 추상적인 단어로 옮겨가야 하며 경험적으로 많이 접하는 사물과 단순한 사실을 알려주는 단어에서 추상적 개념이나 복잡한 사실을 알려주는 단어로 옮겨가는 게 좋습니다. 의성어나 의태어를 언어와 몸짓으로 표현하게 하면 기억에 오래 남고 독서 활동의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양육자가 책과 생활을 연결하여 대화를 이끌면 아이는 책에 대해 친근함을 느끼며 책의 내용을 생활과 연관시켜 쉽게 이해합니다. 목욕하는 장면이 있는 그림책이라면 “얘가 목욕을 하네. 너도 목욕하는 것 좋아하지?”라며 대화를 이끌 수 있습니다. 아이의 말하기 수준에 맞게 말하고 질문하는 것이 최적의 구어 학습입니다.
넷째, 아이의 표현을 격려하기
양육자가 그림책을 읽어줄 때 아이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격려해 주세요. “오리는 왜 기뻤을까?” “오리가 울 때 어떤 생각이 들었니?”처럼 책의 내용에 대한 추측뿐만 아니라 아이가 책을 읽으며 느끼는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게 해 주세요. 말이나 그림, 글 등의 표현활동은 아이의 사고력을 키우고 감상을 오래 남게 합니다.
다섯째, 극화 놀이로 자연스럽게 독서 활동을 지지하기
아이들은 소꿉놀이를 하며 여러 가지를 배우고 발달시키는데요. 놀이를 할 때 읽기와 쓰기를 지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 놀이를 한다면 책과 공책, 연필 등을 갖고 놀 수 있지요. 유아기의 아이는 글을 쓰지는 못하지만 읽고 쓰는 흉내를 내는 것은 좋아하므로 아이의 손이 닿는 곳에 읽기와 쓰기 활동과 관련된 자료를 놓아주세요.
여섯째, 책의 주인이 되게 하기
4세 전후는 아동 발달상 제1 반항기이며 논리적인 표현을 할 수 없어 “싫어!” “내 거야!” 등의 주장을 하며 자기 것에 대한 애착을 보이는데요. 이때 아이의 책을 지정해 주면 다른 무엇보다도 그 책을 더 소중하게 다룹니다. 외출할 때나 잠잘 때 책과 함께 있으려고도 하지요. 이런 현상은 책과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곱째, 양육자가 책을 읽고 좋아하는 모습 보여주기
잘 읽을 줄 아는 아이는 유아기에 문자 다루는 경험이 많고 책을 읽는 양육자를 둔 아이입니다. 양육자가 책 읽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모든 연령의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기본 사항입니다.
책 읽기를 즐기기 위한 그림책 셋
첫째, 책을 즐기는 방법 <책을 즐기는 101가지 방법>
책을 즐기고 싶은데 잘 안된다면 이 책에서 제안하는 여러 가지 방법에서 힌트를 얻어 보세요. 이 책의 인물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책을 즐깁니다. 책을 읽는 동안 나만의 방법이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둘째, 아이의 표현을 격려하기 <아빠, 내 그림 좀 보세요!>
클로드 모네가 자연과 예술 속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엿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모네의 아들은 자신이 그린 그림을 모네에게 자랑하는데요. 매 장면마다 입체 커팅이 되어 있고 펼침 면이 있어서 그림책을 보는 재미를 더합니다. 표현하는 아이와 그것을 기쁨과 사랑으로 바라보는 양육자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셋째, 놀이가 되는 그림책 <도시 가나다>
이 책은 독자에게 다채로운 빛깔의 도시 그림 속에 숨어 있는 한글을 찾으며 이야기를 완성해 나가게 합니다. ‘숨은 그림 찾기’를 하다가 ‘○마, ○아버지, ○나’ 등의 빈 글자를 채우다 보면 ‘한글 놀이’가 되고 ‘수수께끼’를 풀게 하는데요. 그림의 아름다움과 함께 “한글”의 재미와 흥미를 주는 그림책입니다.
“독서의 달”이 아니더라도 언제나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 가정이 되길 바랍니다. 그동안 바쁘고 손에 잡히지 않아서 책을 가까이하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책 읽는 가정” “책 읽는 나”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