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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어나다 Oct 15. 2022

평범한 직장인이던 나는 어떻게 자영업자가 되었나

플랜 B로 생각해 뒀었다. 로스쿨에 합격하지 못하면 무엇을 해야 할까.


친정엄마가 여자가 나이 먹고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당신께서 몸 담고 있는 귀금속 업계에 올 것을 권유했다. 외삼촌 두 분이 몸 담고 계셨고, 엄마는 두 분 중 한 분과 오래 일하고 계셨다.


직장 다닐 때, 밖은 춥다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었다. 사업을 시작한다면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으려면 귀금속 분야로 정하는 게 현명해 보였다.


무턱대고 사업을 시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배우자 마음먹었다. 강남에 있는 주얼리 회사에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봤다.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절박함이 통했는지 합격이었다.


내 매장을 차리겠다는 생각으로 다니니 마음가짐이 달랐다. 사장님도 내 일을 하기 위해 취직한 것을 오히려 높게 평가해주셨다.


주얼리 사진 찍는 방법

금 계산 방법

귀금속 공장 -> 도매 -> 소매 흐름 파악
 
다이아몬드 수입 방법

직원용/고객용 홈페이지 제작 방법

블로그 마케팅

고객 DB 마케팅

소매 고객 응대하는 방법

포토샵 사용 방법

-주얼리 회사를 다니며 배운 것들-



회사를 다니면서 퇴근 후에는 주얼리 캐드 학원을 다녔다. 100일을 채웠다. 캐드가 내 길이 아닌 것을 깨달았다. 주얼리 디자인 학원도 다녔다. 30년 넘게 3차원의 사물을 2차원으로 옮겨 그려보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사람이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뇌구조를 싹 바꾸지 않는 한 못할 일이었다.


삼촌 역시 ‘디자인 직접 할 생각 하지 말라’고 조언하셨다. 하지만 이때 배운 것은 매장을 운영하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캐드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인지,  디자이너와 캐드 기사가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는지 알고 제품을 의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이해도 포함이다.



———

친정엄마가 ‘귀금속 경제 신문’을 들고 오셨다. 종로 도매 총판이 매물로 나온 것이 있으니 한번 가보라 하신다. 총판은 종로 주얼리 밀집 상가에 있는 도매점을 말한다.


그렇게 한 번 가본 매장은 몇 달 후 내 매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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