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화 Jul 09. 2024

보살핌

아들 어떻게 생각해? (31)

아들 : 엄마! 내가 잘랐어~


엄마 : 유호가 손톱 잘랐어?


아들 : 응. 조금 삐뚤빼뚤하긴 한데 이제 할 수 있어!


엄마 : 드뎌 혼자 하는 날이 오는구나~ 대단한데?


손톱을 물어뜯는 널 보면

왜 그렇게 화가 났던 걸까

계속 그렇게 하다간 엄마가 필요 없단 의미로

받아들이겠다는 모진 말이

어떻게 나왔던 걸까


'치아가 문제면 병원을 데려다 주지'

'선생님이 뭐라기 전에 운동화 좀 빨아주지'


나는 내 안에 다 자라지 못한

어릴 적 그 아이가 가여워

그 아이를 대신해 아이에게 소리 지르곤 했다.

그때의 내 부모처럼 비칠까

최선이라는 치장에 사로 잡혀

애먼 아이만 잡곤 했다.


그렇기에, 아이에게 보살펴지고 있다는

안전함 하나를 지켜주기 위해

과거에서 걸어오는 싸움을 질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끝을 알 수 없는 혼돈에서

나를 건져내고 치유해 준 건.. 다름아닌 아이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배움의 둘레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