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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화 Apr 29. 2016

낯설어지는 순간

엄마라는 이름


운전을 하다 보면 문득

낯설어지는 순간이 온다.


핸들을 돌리고 아무렇지 않게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니

이어지는 차량행렬 속을 잘 따라가고 있다니


가끔 그렇다 느끼는 건


신호 하나, 미러 옆방향 뒷방향

모든 게 신경 쓰이고 어렵다 느낄 때 보단


많이도 익숙해졌단 증거겠지-


살면서 나는 내 존재 자체도

스스로 낯설 때가 많은 사람이었지만


15년 된 면허보다도

38년 된 나 자신보다도


더 자주 낯설고 익숙해질 거 같지 않은 것이


바로 내가 엄마라는 사실,

그리고 아이의 존재다.


저 아이가 내 아이라니

내 뱃속에서 나온 아이라니. 

눈 감으면 사라질까 한참을 빤히 쳐다보며 

또 스스로에게 묻는다

진짜 맞긴 한 건가?


그리고, 그와 더불어

내가 엄마라는 사실은 

앞으로 계속될 테지. 변함없이, 쉼 없이-


바라보면 괜스레 아련하고 짠하다

신기하고 버겁고

어여쁘고 낯선 이 느낌을 어쩌면 좋을까


그걸 알기 위해, 진짜라는 걸 납득시키게 위해

나는 오늘도 글을 쓰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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