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수학을 공부할 때 생각해 볼 것들.
1) 어려움
수학은 과목의 특성상 반복과 연습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제대로 된 학습이 이루어진다면 더 많은 실력 향상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부부간에 운전 연습 봐주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부모가 자식 공부를 도와주는 것도 쉽지 않다. 부모가 수학 문제집을 사서 범위와 양을 정해 놓고 계획을 세워서 아이를 공부시키려 해도 잘 안 된다. 처음에는 조금 관심을 보이면서 하는 것 같아도 이내 손을 놓아 버리기 일쑤다. 시키지 않아도 혼자 척척 알아서 잘하면 좋겠지만 그런 아이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내용이 어렵다 보니 학년이 올라 갈수록 집에서 봐주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아이들은 학원으로 향한다. 학원은 성과를 내야 하는 곳이다. 단원 평가라도 높은 점수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우선 문제를 많이 풀게 한다. 초등학교 수학은 문제의 양과 수준이 거의 정해져 있다고 보면 되기 때문에 문제를 많이 풀면 풀수록 유리하다. 물론 문제를 많이 풀어 보는 건 중요하다. 문제를 풀면서 개념을 이해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흥미와 능력을 넘어서는 지나치게 많은 양의 문제 풀이는 아이를 더욱 지치게 만들 수도 있다.
또한 대부분의 학원은 선행 학습을 한다. 한 학기나 1년은 기본이고 2,3년씩 앞서 가는 경우도 있다. 미리 배우고 학교에서 또 배우니 결과가 좋을 때가 많다. 하지만 선행 학습이 효과를 거두는 건 중학교 때까지라고 한다. 고등학교부터는 본격적으로 내용이 어려워지면서 자기 스스로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부하는 힘이 얼마큼 길러져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학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수동적으로 길들여져 있을 경우 혼자 힘으로 공부하는 힘을 키워 나가기 어렵다. 학원의 선행 학습을 끝까지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학생들은 3% 정도이고 동기 부여가 되어 있지 않은 채 아이의 수준을 넘어서는 선행 학습은 학습 능력 형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2) 공부 방향
사람에게는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있듯이 공부도 재능이기 때문에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모든 사람이 수학을 잘할 수도 없다. 문제는 못하는 아이들이 받게 되는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노력하면 조금씩이라도 실력이 늘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수학이다. 아이들이 수학을 공부하는데 참고할 만한 내용들을 정리한다.
⓵ 동기부여
현재 자신의 실력을 인정하고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지, 수학을 공부하면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에 대하여 이야기 나눈다.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려면 일상생활에서 수학이 사용되는 사례들과 수학 공부를 하면서 키울 수 있는 ‘정확하게 생각하는 능력, 주의 집중력, 인내심’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수학을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당연하고, 지금 당장 내용이 어렵고 힘들어도 노력할수록 실력이 늘 수 있으니 좀 더 힘을 내자고 격려해 준다.
⓶ 복습
복습이 생명이다. 특히 우리나라 수학은 어렵기 때문에 더욱 복습이 필요하다. 지금 아이가 4학년인데 수학을 너무 못한다면 아이의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1, 2학년 것부터라도 복습해야 한다. 수학을 못하는 아이더라도 2-3년 전 내용은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수학 성적이 하위권이었던 중학교 2학년생이 초등학교 내용부터 공부를 하면서 성적을 올린 사례도 있다. 학교 수학 시간에 받게 되는 낮은 점수와 스트레스에 대한 걱정은 내려놓고, 길게 보아야 한다. 선생님에게 아이가 수학이 많이 부족하니 좀 더 도와줄 것을 부탁할 수도 있다. 사교육을 활용한다면 복습 위주로 공부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학기 중에는 물론 방학 기간을 활용하여 이전 내용을 철저하게 공부한다면, 실력이 향상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⓷ 공부 방법
교재는 시중의 일반 문제집들 보다 연산 위주의 교재가 낫다. 일반 문제집들은 불필요한 문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각 학년에 해당하는 연산을 여러 번 공부하면서 정확하게 익히고 이후에 응용문제를 공부해야 한다. 응용문제 역시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을 여러 번 풀어야 한다. 응용문제를 공부할 때 주어진 조건과 구하고자 하는 것을 확인 파고 표시하면서 문제 푸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 연산과 응용문제를 공부할 때는 풀이 과정을 정확하고 반듯하게 쓰는 습관을 들인다. 그래야만 틀리더라도 나중에 어디서 잘못 풀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⓸ 계획
매일 10분~15분씩이라도 공부해야 한다. 처음에는 10분에서 시작해서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도 좋다. 매일이 힘들 다면 일주일에 5~6일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날마다 공부할 범위와 시간을 아이와 함께 정하고 과정을 봐주거나 결과를 확인하면서 ‘힘들 텐데 열심히 해서 고맙다’며 격려해 준다. 부모가 맞벌이일 경우에는 주말을 이용하여 아이가 공부한 과정과 결과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아이가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계획대로 하기를 바랐는데 잘 안된 것 같다.’고 말해 주며 그 원인을 파악해서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보상을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하위권 학생이 수학 같은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려 한다면, 작은 보상을 해주면서 과정을 칭찬해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좀 더 의욕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많은 일이 그렇듯이 수학에도 짧은 시간 안에 점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비결이나 쉽게 이해하고 풀이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 같은 것은 없다. 운동선수들과 음악가들이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것처럼 수학도 수준과 능력을 고려하여 연습하고 또 반복하며 단련해야 한다. 학교에서 치르는 단원 평가와, 대학 입시에 대한 생각은 내려놓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수학이 주는 힘’에 주목하며 차근차근 공부한다면, 많은 아이들은 각자의 속도에 맞추어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