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지 않았으멸 몰랐을 새벽
이른 아침에 따뜻한 물로 하는 샤워는 잠을 깨울 뿐 아니라 창의력 또한 높여준다. 그럼 반대로 잠들기 전에 하는 샤워는 깊은 잠을 자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는 걸까? 신문에서 잠들기 전 샤워는 좋지 않다란 기사를 읽었던 터라 이 같은 사실이 더욱 궁금해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잠들기 전 샤워가 모두 안 좋은 게 아니다. 잠들기 직전에 하는 샤워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수면 전문가들은 "잠들기 직전 몸의 체온이 오르면 수면에는 방해가 된다."라고 한다. 우리 몸의 체온은 언제 자고 깨야 하는지를 정하는 24시간 생체시계의 조절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온은 낮 동안에 자연스럽게 오르다가 늦은 오후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체온이 떨어진다는 것은 이제 서서히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오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잠들기 직전 체온을 올리는 일련의 행위는 오히려 깊고 좋은 잠을 방해하게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수면 시간 1시간 전쯤 중심체온이라 부르는 심부체온이 약 0.3도에서 0.6도 감소한다. 깊게 잠들면 평소보다 감소 폭이 약 1.1~1.7도로 증가한다. 그러니까 질 좋은 잠을 자고, 개운하게 일찍 일어나려면 중심체온(심부체온) 조절이 관건인 셈이다.
고로 종합하면, 잠들기 전 모든 샤워가 나쁜 게 아니라 잠들기 직전에 하는 체온 올리는 샤워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른 저녁, 정확히 잠들기 3시간 전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방해하지 않고, 좋은 잠을 유도할 수 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 뒤, 몸을 식힐 충분한 시간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마지노선은 잠들기 전 최소 1시간 30분 확보이고,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최적 샤워 시간은 20분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를 텍사스대학 오스틴(UT-Austin)에서 했다. 잠자기 전 하는 뜨거운 물 샤워나 찬물 샤워가 수면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5,322건의 연구 자료를 검토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잠자기 1~2시간 전에 40~43 ℃ 정도의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면 잠들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줄고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잠드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총 수면 시간, 수면 효율, 주관적인 수면의 질 등과 연계, 가장 효과적인 목욕시간과 목욕물 온도를 조사한 결과 잠들기 1~2시간 전에 목욕물 온도를 40~43 ℃로 조절하고 씻으면 잠드는데 드는 시간 10분을 아낄 수 있단다. 수면과 심부 체온은 수면과 깨어남을 비롯, 24시간 주기의 생물학적 전 과정을 주관하는 시상하부에 있는 생체시계에 의해 조절된다.
하나 더! 저녁 샤워 시간에 하는 세안이 피부 건강에 더 좋다는 사실도 알아두자. 미국 국립 수면재단의 발표에 따르면, 잠들기 전에 하는 세안이 아침에 하는 세안보다 피부를 더 잘 정돈하고, 심지어 여드름 발생 확률까지 줄인다고 한다. 저녁 잠들기 전 세안은 보습에 더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시작 전에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숙면을 위한 운동은 어디까지나 가볍게 하는 운동을 의미한다. 가벼운 체조나 산책 또는 스트레칭을 매일 삼십분 정도 꾸준히 해주는 것은 따뜻한 물로 하는 목욕만큼이나 심부체온을 낮춰준다. 그런데 체온을 낮추기 위한 운동이 땀을 흘릴 정도로 격렬해진다면? 상상해 보라. 그러니 어디까지나 가벼워야 한다. 숨이 차오르거나 심장이 빠르게 뛸 정도의 운동이면 역효과가 나기 쉽다. 지쳐서 잠들게라는 생각을 가질지 모른다. 하지만 그건 몰라서 하는 행동이다.
가벼운 운동 중에서 특히 오늘 추천하는 요가나 스트레칭이 좋은 이유가 있다. 스트레칭은 하루 종일 움직이느라 뭉쳤던 근육을 이완시키고, 피로와 긴장을 해소시켜 준다. 더불어 천천히 몸을 움직이며, 심리적 안정을 가져오고, 이어 올바른 수면 패턴이 유지되도록 돕는다. 몸을 쭉 펴고 오므리며 생각을 버리고 모은다.
고양이처럼 몸을 오므렸다 편다. 말 그대로 고양이 자세를 토대로 만들었다. 이는 요추를 안정시키는데 효과적이며, 수면 전 침대 위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자세다. 먼저 무릎을 꿇고, 어깨너비만큼 다리를 벌린다. 양팔을 바닥에 적당한 너비로 짚은 다음 숨을 들이쉬면서 등과 허리가 위로 향하는 아치형으로 만들어 준다. 이어 다시 숨을 내쉬면서 허리를 내려 아래로 향하는 아치 형태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한 동작이다. 이 동작을 약 3회에서 5회 정도 실시한다.
등과 허리, 어깨의 뭉쳐진 근육을 이완시키는데 탁월한 방법이다. 먼저 무릎을 꿇고 발등이 바닥을 닿도록 해 앉는다. 양팔을 앞으로 쭉 뻗으며 이마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천천히 숙이며 숨을 길게 내쉰다. 숨을 참으며 약 8초에서 10초 동안 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서서히 편다.
몸통비틀기는 골반, 배, 허리 근육의 스트레칭 효과를 준다. 수면 전 근육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먼저 다리를 쭉 뻗은 상태로 바닥에 앉는다. 상체를 곧게 세우고 오른쪽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로 겹쳐준다. 이때 오른발은 왼쪽 무릎의 바깥쪽 바닥에 내려놓는다. 오른손 바닥은 엉덩이에서 30-40cm 뒤쪽에 놓고, 머리와 어깨가 근육의 당김이 느껴질 정도로 오른쪽으로 튼다. 동시에 오른쪽 무릎을 왼쪽 팔꿈치로 고정시킨다. 이 자세는 15-30초간 지속하고 2-4회를 반복하는 것이 좋다.
무릎 당기기는 잠자기 전 간단히 할 수 있으며, 뭉쳐진 둔부 근육을 푸는데 효과적이다. 먼저 다리를 곱게 펴고 바닥에 누운 자세에서 왼쪽 무릎을 끌어당겨 양손으로 잡는다. 엉덩이와 허벅지 뒤쪽의 근육에 긴장을 느끼며 가슴까지 잡아당긴다. 이때 반대쪽 다리가 바닥에 들리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운동은 수면 중 등 근육 뭉침을 예방한다. 숙면에도 좋다. 먼저 앉은 자세에서 손등이 바깥쪽을 향하도록 양손에 깍지를 낀다. 양팔을 동시에 앞으로 쭉 뻗으며 등이 펴지는 느낌이 들게 하면 된다. 등 상부와 견갑대 근육의 당김을 느낄 때까지 자세를 유지해 준다. 15-30초간 지속하며 2-4회를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