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지 않았으면 몰랐을 새벽
잠을 잤는데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면 자신의 생활 패턴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잠을 자기 전, 습관적으로 술을 마신다던가 하는 거죠. 술을 마시면 확실히 잠들긴 쉽지만, 수면의 질은 나빠집니다. 수면의 질이 나빠지면, 많이 자도 결국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집니다.
제시하는 아침을 상쾌하게 바꿔 주는 8가지 패턴은 모두 어렵지 않은 작은 노력으로도 실천 가능한 것들입니다.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행한다면 나중에 큰 보람을 느끼게 될 거라 필자는 확신합니다. 앞서 연재하며 다룬 '좋은 숙면을 취하는 방법'과 '아침을 상쾌하게 맞는 8가지 패턴' 중 몇 가지라도 꾸준히 실천해 보세요. 지금과는 다른 여러분을 몸소 체험하게 될 겁니다.
우리 몸의 생체시계는 빛과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우린 눈을 감고 있어도 빛을 느낄 수 있으며, 빛을 느끼게 되면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깨어날 준비를 하게 됩니다. 반대로 숙면을 취하고 싶을 땐 어떤 종류의 빛이라도 되도록이면 차단해 주는 게 좋습니다.
빛은 물체를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시각적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역할도 하지만 생체 시계에 영향을 주는 비시각적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역할도 합니다. 빛에 대한 비시각적 정보는 '시상하부'에 위치한 '시신경교차상핵'에 전달되고, 다시 '시신경교차상핵'은 멜라토닌, 코르티솔과 같은 호르몬 분비와 체온조절 등의 매일 반복되는 우리 몸의 생리적 기능을 조절하여 생체시계가 일주기 리듬을 조절하도록 돕게 됩니다.
TV나 조명은 반드시 끄고 잠자리에 듭니다. 깊은 잠을 위해선 일단 불필요한 빛을 최대한 줄이는 게 좋아요. 안대를 착용하는 것도 권장할만합니다. 그렇다고 창문에 암막을 설치하거나 하는 일은 추천하고 싶진 않습니다. 특성상 낮에 꼭 잠을 자야 하는 경우라면 모를까 암막 커튼은 오히려 생체시계를 교란시켜 제때 개운하게 일어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되어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빛은 생체리듬을 활성화시킵니다. 그러니까 새벽에 깨어나는 필자의 경우는 잠을 두 번 깬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군요. 인위적인 조명들은 철저하게 소등하고, 아침 볕이 들어오도록 창문엔 조금 빛이 새어 들어올 여지를 주는 게 포인트입니다. 커튼을 살짝 걷어 두는 정도면 됩니다.
한 번 깨어나 말똥말똥한 상태에서 30분 책을 읽고, 다시 30분 아침 글을 쓴 다음 살짝 또 졸음이 밀려올 때쯤 차려입고 아침 운동을 나갑니다. 그렇게 첫 잠은 폐부에 가득 채우는 새벽 공기로 대신 깨웁니다. 돌아와 씻고 나면 다시 정신이 들어요. 그렇게 정신 차리고 두 번째 글을 1시간 20분가량 씁니다. 그 사이에 창문 사이로 볕이 들어와 완전히 깨우죠. 그렇게 출근 준비까지 마칩니다. 어느새 이게 제 첫 번째 패턴이 되었네요.
아침에 일어나 간단한 방식의 기상 체조를 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자는 동안 굳어진 근육을 이완시키고, 온몸에 다시 피돌기를 도와줘 쏟아지는 잠을 쫓을 수도 있습니다. 새벽 기상을 한 뒤 가능한 한 빨리 침대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이내 가급적 몸을 많이 움직여 줍니다.
나름 노하우는 멜 로빈스의 '5초의 법칙'에 나오는 얘기인데, 제대로 된 생각이 여러분을 지배하기 전에 그냥 이불을 박차고 침대에서 뛰쳐나오는 겁니다. 그리곤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세면대에 물을 틀고 찬물에 세수를 하죠.
이내 따뜻한 차 한 잔을 내리며, 가벼운 몸풀기 스트레칭을 합니다. 스트레칭이나 체조라고 해서 너무 과한 동작은 아닙니다. 주변 거치 물에 의존해서 뭉친 몸의 근육을 풀어줍니다. 식탁의자를 붙잡고 한껏 엉덩이를 뒤로 뺀 다음 서로 어깨 누르기처럼 몸을 쭉 펴고 일정 시간 버티기를 합니다.
이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앉은 자세에서 허리를 돌리거나 한 팔을 손잡이에 기대고 다리와 상체를 서로 엇갈리듯 교차시켜 10초 정도 버텨 줍니다. 30분 책 읽기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므로 읽기에 집중하되 몸은 이리저리 계속 움직여 가벼운 스트레칭을 병행해 주면 어느새 잠은 서서히 달아납니다.
솔직히 새벽 3시 반경 일어나 글을 쓰는 작업은 몰려오는 잠과의 싸움입니다. 30분 남짓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나면 어느새 1시간 반이란 시간이 흐릅니다. 이땐 잠이 몰려오는 경우도 있고, 새벽이긴 하지만 정신력이 다소 흐트러진다는 걸 느끼기도 합니다. 바로 이때가 아침 산책을 나서야 할 시간이죠.
뭔가 강한 동력이 필요한 날은 숨이 턱에 차도록 뛰어도 보고, 골똘히 생각해야 할 것이 있으면 조금 빠른 속보로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이어갑니다. 30분 내외의 시간 동안 몸에는 피가 돌고, 어느새 몰려오던 잠은 사라집니다. 마음 한 편 뿌듯하기도 합니다.
어떤 날은 걷다가 순간적으로 좋은 생각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땐 네이버 클로바 노트 서비스를 이용해 녹음을 하는데, 녹음된 건 나중에 다시 텍스트로 변환해 저장해 둘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가슴에 와닿는 한 문장이 생각나고, 걸으면서 그 문장과 연관된 글의 얼개가 다 그려지는 경우도 많아요. 그럼 돌아와 뚝딱 글 한편 써내기가 수월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