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삶조각사 이지원 Jan 22. 2022

밤중에 자꾸 눈 떠지는 원인을 알아야 제대로 된 아침이

밤중에 자꾸 눈 떠지는 원인을 알아야 제대로 된 아침이 찾아온다


푹 잠들지 못하고 자꾸 잠에서 깬다면 뭐가 문제일까?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십중팔구, 불면증이 원인이라고 답합니다. 묻는 본인 역시 원인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고,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죠. 잘못된 길이었다는 걸 알고 돌아 나왔으면 쉬웠을 일을, 한참 지나서 깨닫게 되니 참으로 애석한 일입니다. 


밤에 자꾸 눈 떠져 깨어나 힘들 경우 사람들은 그 원인을 대수롭지 않게 그냥 불면증으로 여깁니다. 전문가의  제대로 된 치료보다 손쉬운 길을 택하죠.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복용하기 시작하면 아주 잠깐 나아지는듯싶다가 이내 다시 도지게 됩니다. 원인은 그대로 두고 잠시 얻은 수면제 플라시보 효과가 지속될 리가 없는 거죠.


이렇게 오밤중에 지속적으로 잠이 깨는 증상을 흔히 "새벽 각성"이라고 부릅니다. 나타나는 증상은 딱 불면증이지만 원인은 불면증 외에도 노화나 호르몬 문제, 스트레스나 다양한 수면질환의 복합적 발현이 문제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급하게 원인 한 가지는 치료했으나 다른 원인을 그대로 뒀으니 같은 수면장애가 생기는 건 불 보듯 뻔하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여러 가지 수면장애로 진료받는 사람이 한 해 평균 68만 명이나 된답니다. 또 필립스 헬스케어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면 연구에 따르면 세계 성인의 67%는 밤에 최소 한 번은 깬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엄청 많네요. 불면증보다 당연히 '수면장애'가 더 큰 개념입니다. 잠을 자고 싶은데 금방 못 자는 불면증의 고통도 크지만, 쉽게 잠들고 나서 새벽 이른 시간에 주기적으로 깨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냥 '아침잠이 없다'로 여기다가 나중에 문제가 더 커져 일을 키우는 경우도 많죠.


사실 누구나 한밤중에 여러 번 잠깐씩 깹니다. 수면 사이클 사이에 5~7번 정도 깨어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심리학자이며 해동 수면 의학 전문가인 셸비 해리스의 말입니다. 이렇게 깼다가 금방 다시 잠들고, 깼었다는 사실을 기억 못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일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게 기억날 만큼 그러니까 다시 잠들기 어려울 만큼 각성된다는 것은 장애나 질환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거죠.


결국 새벽 비슷한 시간대에 자주 깨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며, 이는 곧 "수면장애"라는 말입니다. 이걸 그냥 두면 계속 수면 사이클을 흐트러트립니다. '새벽각성' 같은 장애를 그냥 두고 개선하지 않으면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려 다양한 건강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쭉 이어서 수면을 취하지 못할 경우 낮 시간에 피곤함, 졸림, 몽롱함을 느낄 수 있고, 밤에는 수면을 덜 취하게 되며 자도 수면의 깊이는 얕아지는 방해를 받습니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새벽에 자주 깨는 날이 이틀 이상이라면 제일 먼저 새벽각성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Photo by bruce mars on Unsplash


새벽각성을 모두 불면증이라 보면 안 됩니다!


원인은 다른 데 있는데 오진하고 엉뚱한 곳을 치료하는 게 문제입니다. 처음엔 반짝 호전되는듯하다가 원인이 아직 그대로니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거죠. 불면증 주요 증상이 15분 내에 잠들지 못하는 것에 자다가 여러 번 깨는 것도 보통 포함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새벽각성' 문제를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이나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자가 진단으로 불면증이라 여겨서 수면제나 수면유도제 같은 약물에 의존합니다. 이 향정신성 의약품을 몇 번 복용하고 호전되어 끊으면 좋겠지만 오판으로 엉뚱한 원인을 치료했으니 좋아질 리 없고, 결국 계속 복용하게 됩니다. 향정신성 의약품은 내성이 생겨 오래될 경우 더 많은 양의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써야 같은 효과가 나타납니다.


짚고 넘어갑니다.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는 불면증의 근본을 치료하는 약이 아닙니다. 불면증이 지속되어 아주 괴로울 때 일시적으로 도움을 주는 임시방편인 거죠.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오히려 불면증의 근본적인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을 더욱 악화시킵니다. 다들 아시죠? 향정신성 의약품은 약물 의존성과 내성을 일으킵니다. 심지어 장기간 복용하면 치매 위험률을 높인다고 하니 사용에 신중하셔야 합니다.

Photo by Mateus Campos Felipe on Unsplash


새벽각성! 새벽마다 잠에서 깨는 다양한 원인 그리고 특징


불면증


불면증은 그 원인에 따라 크게 '기질성 불면성'과 '비기질성 불면증'으로 나눕니다. '기질성 불면증'은 두통, 통증, 하지불안증후군 등 특정 질환의 영향으로 발생합니다. 그리고 '비기질성 불면증'은 ① 불규칙한 취침 시간이나 잘못된 수면 습관 ② 교대 근무 같은 수면 환경의 변화 ③ 스트레스 ④ 햇빛 노출 부족 ⑤ 과도한 흡연이나 음주, 카페인 섭취 등 정신적 심리적 영향이 그 원인입니다. 불면증이 생기면 나타나는 대표 증상 중 밤에 잠들기 힘든 것이 있고, 자다가 깨는 '새벽각성'과 비슷한 증상 역시 있기 때문에 많이 헷갈립니다.

불면증이 의심되는 증상들 : ① 15분 내에 잠들지 못한다 ② 이런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된다 ③ 잠들어도 자주 깬다 ④ 기상 시간보다 일찍 깨어나서 잠이 부족하다 ⑤ 잠잘 시간이 다가올수록 불안감이 느껴진다


과도한 스트레스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는 숙면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스트레스는 몸의 이곳저곳을 안 좋게 만들고, 결국 잠의 질까지 떨어뜨립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면 부족은 다시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해소 능력을 떨어트려 악순환이 계속되게 만듭니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우리의 신체는 잔뜩 긴장을 합니다. 이때 긴장은 뇌를 깨우는 각성 호르몬인 '크르티솔'을 분비하게 만듭니다. 그러면 우리는 잠들기 힘들어지고, 자다 깨는 빈도가 증가하는 것입니다.


노화


"나이가 들면 아침잠이 없어진다"라는 말은 사실입니다. 노인들의 경우 뇌에서 수면과 각성을 담당하는 시상하부가 노화되어 수면의 질이 차츰 떨어집니다. 이로 인해 가장 깊은 수면인 서파 수면 비율이 20퍼센트에서 약 5퍼센트로 이하로 감소합니다. 이게 바로 중년 이후 노년기로 접어들수록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되는 이유입니다. 이외에도 노년에는 퇴행성 관절염이나 비뇨기계통 질환, 만성 질환 등으로 숙면을 방해받습니다.


호르몬의 변화


호르몬 변화가 있어도 잠든 후 새벽에 잠이 자주 깹니다. 특히 여성은 임신을 하거나 폐경 전, 후 갱년기에 접어들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불면증을 동반한 수면장애를 많이 겪습니다. 특히 갱년기에는 안면홍조를 비롯 배뇨장애, 발한, 불안, 우울 등 다양한 신체 변화가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이럴 때 잠들기 힘들거나 새벽에 자주 깨게 됩니다. 원인이 이런데 호르몬 조절에 신경 쓰지 않고 무작정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먹는 건 좋지 않은 방법입니다.


특정 약물 복용


꼭 수면제가 아니더라도 특정 약물은 각성 증상을 부추깁니다. 고혈압 치료제 중 하나인 베타 차단제가 그렇고, 이뇨제, 정신과 약물 중 하나인 항우울제도 숙면을 방해하고 잠을 자꾸 깨우는 각성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 외 다양한 수면장애


수면 질환이 불면증 하나만 있는 게 아니란 말씀은 드렸습니다. 코골이도 있고, 수면무호흡증, 렘수면 호흡장애, 이갈이, 하지불안증후군, 잠꼬대, 상기도 저항 증후군 등 굉장히 여러 가지입니다. 보통 이 같은 수면장애들은 다양한 신체증상을 유발하여 우리의 수면을 방해하고 이어 새벽 각성을 부릅니다.


특히 렘수면 호흡 장애의 경우 2~3시간 간격으로 렘수면이 발행하면 호흡이 불규칙적으로 변하고 이로 인해 잠에서 깨게 되는 일이 일어납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도 마찬가지죠. 호흡이 불안정해지면서 뇌를 깨우는 새벽각성이 일어나는 겁니다.


보셨죠? 원인이 이렇게 여러 가지인데 단순하게 불면증이라 생각해 해결책을 찾으면, 불면증이 원인이 아닌 경우 결국 제대로 된 잠을 잘 수 없게 되는 겁니다. 극단적으로 진짜는 팔이 아픈데 발가락에 빨간약을 바른다고 팔 아픈 게 낫는 건 아니잖아요.

Photo by bruce mars on Unsplash

건강 문제가 아니라면 라이프스타일 때문


건강 문제로 일어나는 새벽각성 때문에 피곤하다면 병원에 가야 합니다. 그건 필자가 해결해 드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앞서 말씀드렸죠?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다고. 그러니까 그런 수면다원성 검사를 통해 다행스럽게 건강 문제가 아니라 판단되면 그땐 제가 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소제목처럼 건강 문제가 아니라면 대부분 라이프 스타일이 원인입니다. 음주 습관, 흡연, 불규칙한 식사, 과도한 스트레스 등등 건강 원인만큼이나 좋은 수면을 방해하는 존재들은 많습니다. 슬프게도 나이가 들어 수면이 얕아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씀드렸죠. 하지만 이것도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시상 하부의 노화까지 완전히 막을 순 없지만 충분히 더디게 만들 순 있습니다.


미라클 모닝을 통해 아침의 기적을 일으키려면 짧게 자도 충분한 건강 수면 루틴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부터 열거하면, 잠자리에 들기 30분에서 1시간 동안은 절대 TV나 전화기 화면을 보지 않기! 주말도 예외 없이 규칙적인 시간에 잠들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기, 방안 온도를 편안하게 맞춰두기 등이 있습니다. 참고로 방안 온도가 쾌적하려면 18도 전후가 좋다고 합니다.


수면 전문가 중 한 사람인 크롤은 시계를 보지 말라는 충고도 합니다. 정말로 시계를 보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시계를 보더라도 그런 것에 정신을 뺏기지 않으면 됩니다. 크롤의 말입니다. "밤에는 시계가 당신의 시선이 가는 곳에 있어선 안된다. 자다 깼을 때 전화기를 켜서 몇 시인지 봐서도 안된다. 밤에 시간을 확인하면 얼마나 오래 깨어 있었는지, 일어나야 할 때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계산해 보게 되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나 불안이 생겨 다시 잠들어지기 힘들어진다." 이유는 시계가 아니라 쫓기듯 사람을 닦달하는 여러분의 마음가짐 스트레스와 불안이 원인이었습니다.


음주나 흡연은 조금 다릅니다. 이건 그 자체로 나쁩니다. 향정신성 의약품처럼 의존성과 중독을 만들어내고, 나중에 필요한 양이 한 잔, 두 잔이 되며 석잔, 넉 잔이 됩니다. 담배도 마찬가지죠. 처음엔 한 대만 피워도 진정되고 차분해지다가 나중에 연달아 줄 담배를 피워도 계속 불안하기만 합니다. 오지로 캠핑을 떠날 때 혹시 모를 여분의 식량 대신 갇혀 있을 시간에 맞춰 여분의 담배 보루를 챙기고 있다면 큰 문제인 거죠. 그런데 그런 걸 잠 잘 자기 위해 쓴다고요? 정신 좀 차리셔야겠습니다.


억지로 잠들려 하는 것도 좋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되어 자연스럽게 잠이 드는 게 가장 좋지만 그게 해보면 말처럼 쉽지 않아요. 스스로 속마음 잠재의식이란 녀석을 엄청 꼬드겨야 해요. 이럴 땐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나 그 상황을 자꾸 떠올리려고 하지 말고, 효용! 그러니까 그렇게 제시간에 잠들고 일어나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쓰임새에 집중해 상상하고 느낌을 실제로 생생하게 그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에 맞춰 마음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15~20분 정도 잠들지 못하고 있다면 계속 침대에 있지 말고 나와 마음을 느긋하게 만든 다음 관심을 "잠들기"에서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는 조용한 행동을 해봅니다. 조명은 가능한 한 완전히 어둡게 만드세요. 크롤은 독서나 오디오북도 추천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집중하는 것보다 생각 없이 몸이 자동으로 움직여지는 일련의 행동들의 찾아 해야 합니다. 책을 들기만 해도 잠이 쏟아지는 스타일이라면 독서가 맞지만 책만 들면 궁금해서 챕터 하나를 다 읽어야 손이 놓아진다면 하시면 안 됩니다.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본질에 집중해서 살피면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또 가봅시다.

작가의 이전글 미라클 모닝 하기 전에 생체시계 생체리듬이 뭔지 알아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