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양육 지침서 첨부 버전
아래 본문은 2018년 11월 16일 미주 한국일보 오피니언란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브런치 구독자님들과도 공유하고자 올려봅니다
http://dc.koreatimes.com/article/20181115/1214936
“넌 할 수 있어!” 나는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이 말을 듣고 나면, 다시 도전해볼까 하는 용기도 생기고 괜스레 어깨가 든든해진다.
별말 아닌듯한 이 다섯 글자가 나에게 큰 위로가 되듯,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자존감 형성에도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 부모한테서 이 말을 듣고 자라나는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수용하고 존중해주며 자신들이 갖고 있는 가능성이나 능력 또한 인정을 받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 믿음을 듬뿍 받고 자라나 자존감이 건강한 아이들은 힘든 상황에 닥쳤을 때, “조금만 더 노력해볼까. 난 할 수 있어!”라며 긍정적인 언어들을 자신들의 가슴속에 자연스레 새기는 법도 안다. 그리고 실패에 맞닥뜨렸을 때에도 회복 속도 또한 빠른 것을 자주 본다.
안타깝게도 아이들과 일 하다 보면 사실 이와 다른 정 반대의 환경에서 자라나는 경우들을 많이 본다. 많은 부모들이 “너는 왜 이렇게 밖에 못하니?” 혹은 “네 친구들은 무조건 100점을 받아온다던데 넌 점수가 이게 뭐니?”라고 말하며 아이의 능력을 줄곧 다른 아이들과 비교한다. 분명 아이도 점수를 낮게 받아 창피하고 속도 상할 텐데 말이다.
이렇게 인격체를 무시하는 언어들은 아이들의 가슴에 당연히 상처로 새겨지고, 자존감 또한 더욱 낮아지게 한다. 결국 아이들의 마음속은 “난 해도 안 될 거야” 혹은 “왜 난 이렇게 밖에 못할까?”라는 생각으로 인해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자신을 향한 의구심으로 가득 차 버린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을 믿어주는 것, 또 그것을 그대로 언어로 표현해 전할 줄 아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어른들이 몫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이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람으로 크길 원한다면 “넌 할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매일매일 심어 주자. 마음속에 희망과 용기, 도전 정신이 자라나고 앞으로 걸어갈 길 위에 자신들의 다양한 꿈들을 알록달록 키워나갈 수 있게끔 말이다.
이 다섯 글자를 다시 한번 가슴속 깊이 새겨보자.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또한 내 자신을 위해서.
이 글을 기고한지 벌써 일년 반이 지난 지금, 조금 더 자세히 자녀양육 지침서를 첨부해본다면, 아이가 시험성적이 좋지 않을 때 자신이 어떤 것을 노력하면 좋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바로 자기 성찰(self-reflection)을 연습해보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다음에 보다 나은 결과를 받기 위해서 어떤 방법으로 연습을 해보는 게 좋을까?" 혹은 "엄마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겠니? 한번 생각해보렴."
이런 언어들은 아이들에게 그냥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하면 향상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엄마가 나의 편이라는 것을 되새겨 줄 수 있을 거예요. 또한, 엄마가 하라는 대로 따르는 것만이 아닌, 자신에게도 선택권과 지휘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본인만의 정체성(self-identity)을 만들어 나가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부모와 아이 사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건강한 바운더리(boundary) 형성과 함께 자신의 삶에 오너십(ownership)을 갖기 때문이죠.
물론 실상에서 이런 대화가 오고 가기 힘든다는 점,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자존감을 건강하게 높여갈 수 있도록 우리부터 먼저 노력해보는 게 어떨까요?
뉴꿀심 :: 뉴욕 심리치료사의 꿀잼 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