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외 이야기
생각해 보았다. 문득... 아니 깊은 생각을 문득...
나의 이름으로 20여년을 크리에이티브하게 참으로 창의적으로 살던나! 남들이 하는건 그냥 싫었던 때가 있었다. 나의 이름으로 불리던때 그때!...
살아가면서 상대방과 이야기를 할때 '그냥'이라는 대답이 제일 듣기 싫었고 경계보다는 예스 노, 정답이 꼭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무엇을 하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나를 힘들게 하는 기준이자 남들과 다른 기준점이 되었다.
왜... 점점 살아 가면서 놓치지 말아야 했던, 놓고 싶지 않던, 잊지 말아야 했던... 그 모든 것들을 기억 하거나 잊지 않기 위해 노력 하기보다 늘 현실에 대한 강박 관념의 기준을 당연하게 생각했을까!
내 기준에 최선을 다했다?
그랬다.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은 내 앞에 마주한 현실에 완전한 몰입을 원했고 해도 해도 늘 부족한것 같은 나 자신에게 보이지 않는 엄격한 기준의 잣대가 되었다. 이런 생각들은 행동에서도 똑같은 기준이 되었다.
'나'의 이름에서 '누구' 의 아내로, 엄마로, 친구로, 상사로, 수많은 시간을 나름대로 늘 최선을 다해왔던 삶들...
'나'의 이름 다음으로 가장 오랜 '나'의 이름은 무엇이 였을까?
구두장이의 아내 그렇다! 나는 구두장이의 아내다.
20여년 신발만을 위해 존재 하고 있는 사람처럼 구두장이 남편은 늘 부재중.... 나의 남편은 나의 마음 속에서만 늘 유재중.... 그 오랜 세월 한가지만을 생각하고 지켜 온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얼마나 힘들고 외롭고 지치는 것인지... 얼마나 위대하고 아름답고 기쁨을 주는지... 20여년 신발밖에 모르는 남편과 함께 였다고 하여 감히 이해 한다거나 안다고 할수 없다.
'나 자신이 단 한번도 구두장이 아내이거나 구두장이 남편을 위해 최선을 다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구두장이 아내도 늘 부재중..'
그렇게 살다보니 늘 억울했고... 또 억울하고... 또 억울했다... 구두장이의 아내는 많이 불편하고, 구두장이 남편은 많이 불편하고....
구두장이의 아내로 잊지 말아야 할것을 잊고 살았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남편은 어땠는지 잊고 살았고... 그래서 또 많이 억울하고...
구두장이 아내로의 시작은 어렵지 않았다. 어려운것은 점점 더해가는 구두장이 남편의 이해, 구두장이 아내의 이해다. 많이 아파도 또다시 강박관념처럼 최선을 다하며 "구두장이 아내는 유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