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쉼표가 찍히기 전에 쓴 이야기.
기다리며 찍는 쉼표,
쉼표를 잊을 때면,
밥 한 끼 약속은 자꾸만 미루고
얇은 플라스틱에 포장된 음식을 먹으며
그마저도 시간이 없을 땐 끼니를 거른다.
화면 안의 글자와 이미지와 영상과 사람들만 만나고
뻑뻑해진 눈과 맘으로 밤을 지새운다.
신호등이 붉어도 지금은 건너야만 하고
혼자 넘어진 아이를 빠르게 지나친다.
나와 너를 알아갈 시간이 없어서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미워한다 아프다 속상하다 말하지 않는다.
슬픈 이를 안아줄 품은 없고
기쁜 이에게 건네줄 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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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는 항상 기다리고 있다.
나를 만나고 싶어서
나를 안아주고 싶어서
그러니까
긴장 속에 멈췄던 숨을 쉬고
말라가는 눈동자를 깜빡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