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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먹는 프라이팬

(2) 볕 드는 쪽에 머무른 향기

by 블라썸도윤

문학지 기자가 쪼으니까 황급해서

검정 뿔테 안경 너머로 식은땀 빼는데

필체 좋은 검정 글들이

철제 서랍에 얽혀있고


생각나는 글이나 메모 쪼가리

일기라도 있으면 달랬는데 없다


글대신 좋은 글 이미지 출처 가린 채

복사랑 붙여 넣기만 한 것에

라이킷 꾹 눌러주면

저작권 침해 공모자다

얼레벌레 모방하는 것은

내 가슴이 뜨겁게 닳지 않아서이니


기름 먹는 프라이팬 교체해야 하듯이

속 타는 복사 붙여 넣기 걸러내야 한다


마지막 문장 기막히게 베껴 써 올리고

기세등등하더니 낯 가리고 나갔다

여성시대는 무얼 표절해서 내보냈나

뭐가 그리 당당했는지 밋밋한 글에다

보고 쓴 것이 가장 자신 있었는 듯

난 척하다 창피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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