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uro Meditation
지금까지 '명상이 가져오는 뇌의 변화(*1)'를 중심으로 연구 논문을 소개했습니다. 이번에는 뇌뿐만 아니라 전신의 신체적 차원의 성질에 변화가 있는지를 검증한 논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번에는 신체적 영향 중 '염증'에 초점을 맞춰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염증"이란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어떤 (내적/외적) 자극에 의해 조직이 붉게 부어오르고 통증/가려움증/열감을 동반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벌레에 물리면 피부염, 감기에 걸리면 인두염, 배탈이 나면 위장염, 심각한 병증은 뇌염이나 척수염 등 전신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이 염증과 깊은 관련이 있는 물질 중 하나가 '인터루킨-6(IL-6)'입니다(*2). 이는 세포에서 생성되는 사이토카인(생체조절인자) 중 하나로, 정상적으로 기능할 때는 '조직의 이상을 감지하여 적절한 세포를 유도하고, 면역세포를 분화시켜 이상상황에 대응하는' 생체방어반응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이것이 어떤 이유로 인해 "IL-6가 과다하게 생성"되면 어떻게 되는가 하면, "염증반응의 강화", "면역체계의 조절 이상", "암세포의 증식 및 전이", "파골세포의 활성화" 등 인체에 해로운 반응을 일으킵니다. (그림 1)
특히 염증 반응에서 IL-6가 강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병태로는 '류마티스 관절염', '청년 특발성 관절염', '고안 동맥염'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류마티스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로 자신의 관절에 염증이 생겨 통증/부종/변형을 초래하는 질환으로, IL-6에 대한 항체인 '토실리주맙(*3: 상품명 악템라)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국내 보험 승인을 받았습니다. 류머티즘에서도 나타났지만, 현재는 'IL-6'가 염증의 지표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와 염증'은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흔히 '스트레스로 원형탈모증이 생긴다', '스트레스로 위궤양이 생긴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염증이 악화되거나 IL-6가 증가한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필자가 의대에서 배울 때는 배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스트레스와 염증"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를 먼저 소개합니다. 연구 제목은 '실업과 질병: 염증과의 관계는? (*4)'라는 2009년 핀란드의 연구입니다. 이 연구는 취업 연령(64세 이하)의 남녀 225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상태인 '실업자' 대상자와 평범한 상태인 '정규직'으로 나누어 조사했습니다. 이들 대상자에서 염증 지표인 IL-6와 고감도 CRP(C 반응성 단백질)를 측정해 비교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IL-6와 고감도 CRP 모두 중앙값을 초과한 사람(IL-6 ≥0.97pg/mL, CRP ≥1.49mg/L)을 '염증 상태'로 분류한 결과, '실직 중'인 사람의 59%가 '염증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실업자"의 경우 59%, "정규직"의 경우 30%로, 스트레스가 많은 "실업자"가 유의미하게 염증 지표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p=0.011: *p값이 작을수록 통계적으로 명백한 차이). 또한, 다변량 분석에서는 '실업 상태'인 사람이 염증물질(IL-6, CRP)이 상승할 확률은 '실직 상태'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배 이상 높았습니다(odds ratio 5.20, 95% CI 1.55-17.43, p = 0.008).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스트레스 상태의 사람은 염증물질(IL-6, CRP)이 높거나 증가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연관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으로 소개할 연구는 '마음챙김 명상으로 인한 휴식 시 기능적 결합의 변화와 인터루킨 감소: 무작위 비교 시험(*5)'이라는 연구로 2016년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보고된 연구입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무작위 비교 시험'이란 '시술군'과 '비교 대조군'을 무작위로 배정한 연구로, 선입견이 개입하기 어려운 과학적 정확도(증거 수준)이 높은 연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연구의 목적은 "명상으로 인한 염증지표인 혈중 IL-6의 변화", "명상으로 인한 뇌의 기능적 변화"를 평가하는 데에 있습니다. (개요만 알고 싶으신 분은 건너뛰어도 되지만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후대뇌피질(PCC)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에서 등외측전두전두엽피질(dlPFC), 등외측전두전두엽피질(dACC) 등의 영역의 안정시 기능적 결합(rsFC)에 변화를 주는가? 하는 것입니다.)
방법은 35명의 미취업 성인(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중~고도의 구직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 분석이 이루어졌습니다. 먼저 사전 베이스라인으로 명상 워크(또는 비교대조군 워크) 실시 1주일 전에 피험자의 뇌 MRI 검사와 혈중 IL-6 농도를 측정하였고, 35명 중 18명은 명상 그룹(3일간의 마음챙김 명상 집중훈련*6), 17명은 비교대조군(3일간의 이완만 지도)에 각각 무차별적으로 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각 그룹별로 3일간의 명상명상을 마친 후 1주일 이내에 뇌 MRI와 혈중 IL-6 측정, 그리고 4개월 후에 마찬가지로 뇌 MRI와 IL-6 측정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기준선 혈중 IL-6 수치는 명상 그룹이 평균 1.87pg/mL(표준오차 0.31), 대조군 평균 1.17pg/mL(표준오차 0.32)(유의미한 차이 없음, p=0.31)로 나타났으며, 4개월 후 추적관찰에서는 명상 그룹이 평균 1.45pg/mL(표준오차 0.32), 대조군이 평균 1.45pg/mL(표준오차 0.32), 명상 그룹이 평균 1.17pg/mL(표준오차 0.32), 대조군이 평균 1.17pg/mL(표준오차 0.32), 명상 그룹은 평균 1.17pg/mL(표준오차 0.32) 오차 0.32), 대조군이 평균 1.41pg/mL(표준오차 0.30)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지만 명상 그룹에서는 IL-6가 감소하고 대조군에서는 다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간 x 변화량의 상호작용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p=0.05)로 나타나 '명상 그룹에서 혈중 IL-6가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뇌의 기능적 변화 분석에서는 휴식 상태의 기능적 연결성(resting-state functional connectivity)의 강도와 관련하여 그림과 같은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기준선(시술 전)과 4개월 후 명상군과 대조군을 비교하면, 명상군에서 rsFC의 강도가 증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p<0.05). 이는 명상군에서는 우측 등외측전두엽피질(dlPFC)과 좌측 등외측전두엽피질(dlPFC)도 상승했습니다. 반면, 이완만 한 비교 대조군에서는 뚜렷한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안정시 기능적 결합(rsFC) 강화의 의미는 명상 훈련을 통해 각 영역의 기능적 결합이 촉진되어 뇌의 네트워크가 강화되는, 즉 뇌의 성능이 향상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혼합효과 선형 모델 분석에서 혈중 IL-6 농도와 휴식 시 기능적 결합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났으며, 특히 좌측(dlPFC)에서 강한 연관성이 나타났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p<0.05).
이번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 인터루킨6(IL-6)는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염증 마커
- CRP도 대표적인 염증 마커(지표가 되는 물질) 중 하나
- 실직 중 등 스트레스가 높은 사람은 혈중 IL-6와 CRP 수치가 분명히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고스트레스 상태는 전신 염증지표 상승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었다)
- 고스트레스 대상자에서 명상군은 대조군보다 혈중 IL-6 수치가 감소했습니다.
- 명상군은 대조군보다 뇌의 네트워크 기능이 뚜렷하게 강화되었습니다.
- 뇌의 네트워크 기능 강화와 IL-6의 감소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났습니다.
라는 것이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는 '명상을 하면 뇌의 변화가 생긴다'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체내의 염증 물질에도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습니다. 실제로 보기에 스트레스가 많아 보이는 사람은 감기에 잘 걸리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혹은 그 반대의 패턴도) 많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번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는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는 염증을 악화시키고, 명상은 염증을 개선시킨다', '명상은 신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 Takuma Nomiya l 번역: Sim Min Aa
Takuma Nomiya 의사・의학박사
임상의사로서 20년 이상 다양한 질병과 환자를 접하며 신체적 문제와 동시에 정신적 문제도 다루고 있다. 기초연구와 임상연구로 다수의 영문 연구 논문을 집필. 그 성과는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직접 학술 논문을 집필할 뿐만 아니라 해외 의학 학술지로부터 연구 논문의 피어리뷰 의뢰를 받기도 한다. 증거 중심주의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미개척 연구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의료의 미래를 계속 탐구하고 있다.
원본글: NewLife Magazine_명상, 뇌, 행복 호르몬… 의학 시선의 진짜 이야기
*1. 명상이 가져오는 뇌의 변화
https://brunch.co.kr/@newlifekorea/2(Korean Version)
https://note.com/newlifemagazine/n/n757b7ca8438f?magazine_key=mb580e4b26aa4(Japanese Verion)
*2. https://ko.wikipedia.org/wiki/인터루킨_6
*3. https://en.wikipedia.org/wiki/Tocilizumab(토실리주맙)
*4. Hintikka J et al. Unemployment and ill health: a connection through inflammation? BMC Public Health 2009, 9:410, doi:10.1186/1471-2458-9-410
*5. Creswell JD et al. Alterations in Resting-State Functional Connectivity Link Mindfulness Meditation With Reduced Interleukin-6: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Biological Psychiatry July 1, 2016; 80:53–61. http://dx.doi.org/10.1016/j.biopsych.2016.01.008
*6. https://en.m.wikipedia.org/wiki/Mindfulness
https://yesofcorsa.com/back-pain/
Photo by Yan Krukau: https://www.pexels.com/photo/a-man-instructing-yoga-to-a-group-of-women-8436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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