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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록 Oct 26. 2022

인어공주의 결말을 알아버렸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인어공주의 결말이 기억나지 않았기에 스스럼없이 책을 읽었다.

이렇게 아픈 엔딩이라면 인어공주를 다시 읽지 말걸, 기억 회로는 신기하게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지워버린다. 이토록 허무한 엔딩을 통해 안데르센은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을까


드라마를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그때 드라마는 늘 주인공이 부자든 가난하든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에는 늘 결혼을 하며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연애의 종착지가 결혼으로 행복한 것처럼 보여주었고, 그 엔딩은 꽤 안정감이 있었다. 그 결과로 드라마를 예상하며 볼 때면 늘 해피엔딩을 염원하며 보았던 것 같다. 가끔 사람들은 해피엔딩이 아니면 작가에게 항의할 정도로 해피엔딩을 염원한다. 

아마도 현실에서 해피엔딩은 평생 존재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내 기억에 가장 강력한 결말은 드라마'파리의 연인'이었다. 다행히 새로운 여지를 남겨두는 결말이었지만 여전히 기억에 남는 엔딩이다. 또 사랑과 이별 후의 과정을 그린 영화 '500일의 썸머'는 여운 때문에 몇 번을 더 보았다. 인어공주 이야기도 굉장히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인어공주는 고작 짝사랑에
왜 모든 것을 걸었을까


인어공주를 보며 나도 모르게 왕자와의 해피엔딩을 염원하며 물거품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한 장 한 장 넘겨갔다. 바람이 물거품이 되어 버렸고 책을 다 읽고 덮은 후에도 깊은 슬픔과 공허함까지 들었다.



인어공주는 잘 알지도 못하는 왕자를 왜 사랑했을까

목소리를 잃고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도 왜 사람이 되고자 했을까


고작 짝사랑에 내 모든 것을 걸었을까. 나 역시 오랜 기간 짝사랑을 한 적이 있었기에 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 나는 참 바보 같이 나의 감정을 알아채지 못한 상태였고 감정을 깨달았을 때조차도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인어공주는 그렇게 자신의 감정에 확신을 갖고 사랑을 위해 물거품이 되는 위험을 감수하고자 했을까


인어공주는 사랑에 대한 순수함을 지닌 용기를 가진 여성이었다.

다시 인어가 될 수 있는 기회조차도 스스로 놓아버린 채 바다로 뛰어든다.


인어공주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

사랑을 위해 인어공주와 같은 선택을 할 수많은 인어공주들에게



그대 보내고 아주
지는 별빛 바라볼 때
눈에 흘러내리는
못다 한 말들 그 아픈 사랑
지울 수 있을까?


어느 하루 비라도 추억처럼
흩날리는 거리에서,
쓸쓸한 사람 되어
고개 숙이면 그대 목소리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김광석,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中






왜 이렇게 슬픈 동화를 썼을까.


안데르센은 슬라브 신화에 인어 루살카 전설에서 모티브를 얻었고, 안데르센이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남자가 결혼한다는 소식으로 상실감에 쓴 동화로 원작에서는 왕자와의 사랑은 실패했지만 불멸의 존재가 된다는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지만 너무 철학적이고 어려워 이 부분이 많이 생략되었다고 한다.


덴마크의 작가 안데르센의 고향 오덴세에서는 매년 여름 연극을 하며 안데르센 축제를 하고, 수도인 코펜하겐에는 인어공주 동상까지도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인어공주(나무위키)


다음에는 동화여행을 떠나볼까

덴마크에 간다면 인어공주를 만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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