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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록 Oct 29. 2022

보물섬을 찾아서

나만의 진짜 보물

보물섬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익숙했지만 결론이 기억나지 않았다. 결론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한 책을 읽을수록 흥미로운 모험기에 주목되기보다는 씁쓸함이 커졌다. 보물을 욕심낸 사람들의 승리의 결과는 다행히도 보물을 손에 쥔 채 끝이 났다. 


그럼 이게 해피엔딩일까




오랜 모험 끝에 돌아온 고향은 평화로웠어요.
짐은 아무리 많은 보물을 준다 해도
다시는 그 섬에 가고 싶지 않았어요.

보물섬 中



대부분의 흥미로운 이야기는 그 이후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저 흥미롭고 자극적인 부분에 매료된 채 그 부분만 기억할 뿐이다. 보물섬의 모험기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고, 해적을 모티브로 한 많은 부분에 영향을 주어 삼각형 모자를 쓴 외다리, 어깨의 앵무새를 얹은 해적 실버의 모습이 매우 익숙했다.




보물섬을 찾아서


보물섬을 읽을수록 마음이 편치 않았던 이유는 보물이라는 한 뜻을 위해 모인 사람들끼리의 죽고 죽임의 과정을 스스럼없이 하고, 어린아이인 주인공 짐조차도 위험해지는 상황에 놓이는 게 마음이 쓰였기 때문이다. 단순히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떠올리게 한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을 수 있는 이유는 각자도생 시대의 상금을 위한 경쟁, 이른바 데스게임이 문화에 상관없이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데스게임은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굉장히 익숙한 소재인데 이게 8282문화 덕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한국사회에서는 누군가를 밝고 올라가야 하는 경쟁이 매우 익숙하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보물섬을 찾으려고 분주하다.


카지노에는 늘 사람들이 북적이고,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로 인한 신흥 부자의 탄생으로 제2의 비트코인을 바라는 사람들 그리고 토요일 오후면 로또를 사기 위한 줄을 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로또 당첨을 다음 주를 기다리며 또 한 주를 보낸다. 자본주의 사회에 로또가 없다면 희망도 없을지도 모른다. 사회의 격차보다 더 무서운 건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죽고 죽이며 올라가는 데스노트와 같은 콘텐츠를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이다. 


점점 더 자극적이고 흥분되는 스토리가 등장하고 마치 피라미드 위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그러한 행위들이 정당화되는 것처럼 비추어서는 안 된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은 그러한 콘텐츠 속의 인식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고를 형성할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나만의 진짜 보물

보물이란? 썩 드물고 귀한 가치가 있는 보배로운 물건


한때 닉네임을 고민할 때 '보물'을 고려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보물처럼 가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은 뜻을 담았다. 최종적으로는 다른 이름을 골랐지만 보물은 누구에게나 특별하고 가치 있는 것이다.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있거나 특별한 가치가 있는 것을 우리는 보물이라 부른다. 사전적 정의와 달리 물건은 아니지만 어느 부모에게 자식은 보물과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다르지만 각자의 보물을 마음에 품고 살아간다.


평범해 보여도 특별한 가치 이상을 지닌 물건이나 존재가 있을 것이다. 아무리 많은 보물이 있어도 바꿀 수 없고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나만의 진짜 보물 말이다. 매일 같이 자극적인 콘텐츠에 치여 살다 보면 진짜 보물을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벌써 잊어버렸다면 잠시 자연을 걸으며 떠올려 보자.

무엇이 진짜 보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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