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뉴욕을 거닐다
뉴욕에 동생이 산다. 어느 날 동생이 미국의 회사에 취직을 해서 떠난다고 했을 때도, 평생을 그곳에서 터를 잡고 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같은 서울 아래 살면서도 커서 각자의 삶을 살다 보면 가족이라고 해도 생각만큼 자주 보지 못한다고는 하지만, 언제든 맘만 먹으면 만날 수 있는 거리가 아니기에 처음엔 허전한 마음도 컸다. 하지만, 그 때문에 뉴욕이란 도시를 제집 드나들 만큼은 아니어도 몇 번이고 다닐 수 있는 좋은 구실이 생겼다. 세상일이란 게 전적으로 좋은 일만도 나쁜 일만도 없다는 걸 이런 데 쓰면 그렇지만, 생각해 보니 그렇다.
처음 뉴욕에 갔을 때, 몇 년 만에 동생을 만나는 반가움도 컸지만, 살짝 고백하건데 가 보지 않은 새로운 도시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아주 쪼금은 더 컸었던 것도 같다. 매번 친구나 다른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다니다 혼자 여행을 떠나는 건 처음이라 홀로 뉴욕이란 도시를 돌아다닐 생각에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도 있었다.
주말엔 직장에 다니는 동생과, 평일엔 혼자 돌아다닌 첫 뉴욕 여행은 남들도 다 가는 유명 관광지 위주였다. 뉴욕은 처음이니 남들이 가 봤다는 곳은 다 가 봐야지 하는 욕심에 지도를 폈다 접었다 하며 많이도 걸어 다녔다.
그렇게 첫 번째 여행을 다녀온 후, 몇 년에 한 번씩 동생을 보러 간다는 구실로 뉴욕에 간다. 두 번 세 번 여러 번 가면서 유명 관광지보다는 도서관이나 작은 서점 구경, 카페나 공원에서 멍 때리기 등 일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일들로 시간을 보내는 하루가 많아졌다.
지금도 뉴욕에 살고 있는 동생은 가끔씩 문자로 사진을 보낸다.
별다른 설명 없이 짧은 안부 메시지와 함께 날아오는 사진을 보며 일상의 분주한 마음을 내려놓고 서울에서 잠시 뉴욕으로 여행을 떠난다. 지난 뉴욕 여행을 회상하기도 하고, ‘어디서 찍은 거지?’ 알 듯 모를 듯한 사진들 속 이야기를 상상하기도 한다. 이 책의 이야기도 동생이 보내 온 사진을 보며 떠올랐던 추억이나 느낌, 생각을 적은 글이다.
그렇게 사진을 보며 뉴욕을 떠올리는 사이 어느새 난 뉴욕 거리를 가볍게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