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다]국회의원 그래도 뽑아죠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인천계양갑 국회의원 후보가 효성도시개발사업 시행사인 제이케이(JK)도시개발의 협력업체 관계자들로부터 고액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 후보는 고액후원금을 받은 다음날 제이케이도시개발 사무실을 방문했고, 3차례 고액후원금을 받은 뒤에는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공기업 이사에게 청탁 전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하다는 유 후보와 고액후원금을 낸 사람들을 추적해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따져봤다. 유 후보는 대가성 없는 후원이라고 주장한다.
2020년 4·15 총선을 앞둔 3월, 유 후보의 정치후원금 명단에서 A씨 이름이 등장한다.
후원금 내역을 보면 A씨는 2020년 3월 20일 500만 원을 후원했다. A씨는 다음해인 2021년 2월에도 500만 원을 후원해 총 1천만 원의 후원금을 유 후보에게 전달했다.
A씨가 첫 후원금을 낸 직후인 2020년 3월 21일 유 후보는 지역구 C시의원을 데리고 제이케이도시개발 사무실을 방문했다. 방문 목적은 ‘지역민원 해결 요청’이었다.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었던 유 후보가 직접 시행사 사무실을 찾은 것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2020년 4월 2일. 이번에는 B라는 인물이 유 후보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B씨가 후원금을 보낸 시기 역시 4·15 총선이 임박했을 때다. 그로부터 8일 뒤인 2020년 4월 10일 지금은 유 후보 보좌진인 시의원 C씨가 제이케이도시개발 사무실을 찾아갔다.
C시의원은 2020년 5월 5일에도 제이케이도시개발 사무실에 방문했고, 2020년 5월 25일에는 효성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 인가가 났다.
A씨와 B씨는 후원금을 보내며 자신들의 직업을 ‘회사원’이라고 썼다. 그러나 뉴스하다 취재 결과 두 사람은 제이케이도시개발과 일하는 협력업체(법무사사무소) 대표로 밝혀졌다.
유 후보에게 정치후원금을 건넨 2020년에도 A씨와 B씨는 제이케이도시개발과 거래를 하고 있었다. A씨는 토지보상 및 부동산등기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았다고 전해졌다.
특히 B씨는 정치후원금을 건넨 이후인 2021년 제이케이도시개발에 총괄본부장으로 입사했다. B씨는 제이케이도시개발의 고소고발 사건을 맡아서 처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3월에는 놀랄만한 사건이 있었다. 제이케이도시개발 D이사가 C시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하다 실패한 것. D이사는 C시의원에게 현금처럼 보이는 봉투를 전달했지만 C시의원이 이를 거절했다.
현재 D이사는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법원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 사건이 있고 4개월 뒤 유 후보는 원활한 사업을 위해 예금보험공사에 직접 전화를 건다.
유 후보가 2021년 7월 중순경 일부 토지 등 소유자, 제이케이도시개발 간 민사소송 관련해 필요한 협조를 해달라고 예보 현직 이사와 통화한 것이다.
이 날인 과정이 추후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직감한 예보의 부산 파견관재인과 실무자 등은 제이케이도시개발에 이와 관련한 협조 공문을 작성해서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제이케이도시개발은 이를 받아들여 2021년 7월 23일 ‘의사표시 공시송달 관련 소송과 동시이행 패소자 등 금전청구 전환을 위한 소송’ 협조 공문을 작성해 예보의 부산 파견관재인과 실무자에게 보냈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제이케이도시개발 직원과 예보 직원 간 통화 녹취록에서 드러났고, 유 후보와 보좌진도 유 후보가 예보 이사에게 전화를 건 사실은 인정했다.
제이케이 직원 : 회장이 안 될 것 같으니까 그냥 국회의원 유동수로 찍어가지고 누른 게 아닌가.
예보 직원 : 까놓고 찍어 누른 건 맞아.
제이케이 직원 : (관재인에게)유동수 국회의원이 전화한 것까지 얘기하셨어요?
예보 직원 : 다 했지.
제이케이 직원 : 그 정도로 막강한 파워가 예보에 있는 이사라면. 글쎄.
예보 직원 : 국회의원이 한 소리하니까 한 번 생각해서 해줘, 그러면서 좀 빨리 해줘라 이렇게 이야기하면 거기서는 도랑에 던지지만 밑에 맞는 사람은 큰바위잖아.
제이케이 직원 : 그렇게 국회의원 통해가지고 하시면 어떡하냐.
예보 직원 : 국회의원이 이사님한테 이야기하고, 이사님이 000검사(역)님한테 이야기하고.
<2021년 7월 23일, 28일 제이케이도시개발과 예보 직원간 통화 녹취록 발췌>
유 후보는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예보에 전화했다면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으로 정당하게 연락한 것”이라며 “지역구 내 흉물인 도시개발사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취지로 통화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후보 보좌진은 “피감기관에 전화를 걸어 의견을 전달한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공식적인 업무가 아니겠느냐”며 “지역구 발전을 위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2018년 6월에도 유 후보가 예보와 협의해 공매계약금을 10%에서 5%로 내리게 하면서 제이케이도시개발은 의도하지 않는 혜택을 받았다.
이에 대해 유 후보 보좌진은 “공매계약금을 내리도록 한 것은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기 위해서였다”며 “유 후보가 인천도시공사 있었을 때 계약금을 하향한 뒤 입찰을 원활하게 한 경험이 있어 그런 걸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제이케이도시개발 협력업체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걸 두고 유동수 후보와 현재 보좌진 간 의견 차이를 보인다.
유 후보 보좌진은 “모르는 사람이 고액후원을 하면 다시 확인한다”며 “문제가 될 만한 후원금은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제이케이도시개발이 2023년 12월 회장 이름으로 유 후보에게 후원금 200만 원을 보냈다가 돌려보낸 일도 있었다.
그렇다면 A씨와 B씨는 아는 사람이거나, 그들의 후원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확인했기 때문에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미. 하지만 유 후보의 해명은 보좌진이 말한 고액후원자 관리 원칙과 완전히 달랐다.
유동수 후보는 “A씨와 B씨는 모르는 사람이라 돌려보내지 않았다”며 “제이케이도시개발 회장은 이름을 보고 누군지 알아 지역구 관련된 업체라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A씨는 “후원금을 적법하게 냈다”며 “정책적으로 줬으니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연락을 피했다. B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시행사 회장은 뉴스하다 제작진을 “모르겠다”며 연락을 끊었다.
한편 유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효성구역 도시개발사업 임기 내 착공을 1호 공약으로 제시하고 당선됐다. 22대 총선에서는 이 사업을 재개시킨 것을 주요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당초 효성도시개발사업은 계양구 효성동 100 일원 43만4천989㎡에 공동주택 4천여 가구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효성도시개발㈜이 추진했으나 부산저축은행 비리사태와 관련한 4천700억원의 불법 대출 사건으로 파행을 겪었다.
주채권자인 예금보험공사는 담보 부지를 단순 매각방식으로 처분하여 채권 회수를 시도했으나 우선협상자 선정이 무산되면서 사업은 10년 넘게 답보 상태였다.
효성도시개발 착수를 1호 공약으로 제시했던 유동수 후보는 예금보험공사에게 재매각 방안 마련을 촉구했고, 그 결과 2020년 제이케이도시개발이 시행자로 선정돼 사업을 진행 중이다.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그래픽 오나영 기자 zer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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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유동수 계양갑 후보, 효성도시개발사업 협력업체서 받은 후원금 대가성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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