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바이러스 감염을 막고자 쓰는 마스크가 야생동물에겐 '죽음의 덫'이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회용 마스크 사용이 급증하면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인간들이 여기저기 버리는 마스크가 육해공을 망라, 수많은 야생동물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화학학회(AC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일회용 마스크는 전세계적으로 매달 약 1290억 개씩 버려져 환경오염 주범으로 떠올랐다.
땅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마스크는 새들의 날개나 발에 엉켜 족쇄가 되고, 바다로 흘러들어간 마스크는 해양생물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사례가 잇따라 속출하고 있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동물보호단체 RSPCA는 영국 에섹스주 첼름스퍼드 길바닥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갈매기 한 마리를 발견, 구조했다고 전했다. 갈매기의 두 발에는 누군가 버린 일회용 마스크가 칭칭 묶여 있었다.
또 영국 데일리메일(Daily Mail)은 영국 노스요크셔에서 송골매 한 마리가 마스크를 먹이로 착각해 낚아챘다고 지난 26일 보도했다. 목격자에 의하면 송골매 발톱에는 마스크가 뒤엉켜 있어, 앞서 갈매기 사건과 비슷한 상황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됐다.
프랑스 비영리환경단체 ‘해양정화작전(Opération Mer Propre)'은 프랑스 남동부 연안 코트다쥐르 바닷속에
유입된 마스크 폐기물을 촬영해 공유하기도 했다. 사진에는 바다에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와 장갑 등이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단체는 "해양생물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마스크를 먹이로 오인하고 섭취해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