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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별 Apr 14. 2017

일상에 대하여

일상의 기록#6




“우리가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 일상이란 사실 기적의 연속일지도 모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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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은 한자 낱 일과 항상 상의 합친 말이다. 뜻을 풀이하자면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마치고, 같은 버스에 앉아 항상 노래를 들으며 비슷한 시간에 도착하고, 비슷한 시간에 퇴근한다. 어찌 보면 특별할 거 없는 누구나 겪는 일상이지만, 그 반복되는 일상이 어쩌면 소중한 건지도 모르겠다. 사무실을 옮겨 출퇴근길이 바뀌고 주변에 있는 밥집이 달라졌지만, 어느덧 그 풍경들이 익숙해지고 자연스레 내 일상으로 스며드는 과정에 있다.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고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일상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부 다르다. 오늘은 출근길에 다른 장르의 음악을 듣는다던지, 점심을 먹으러 자주 가던 식당 말고 새로운 곳에 들리거나, 퇴근하면서 책을 읽어본다던지 말이다. 결국 그 일상도 내가 선택한 것이고, 그 일상을 더 단조롭게 만들거나 조금 특별하게 만드는 것도 내 선택이다. 그리고 그런 선택으로 인한 결과도 오롯이 나의 몫이고. 일상이 지루하고 단조롭다면 혹시 내가 그렇게 만든 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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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자르다.

참 신기하다. 머리카락에 감정이 담긴 것은 아닐 텐데 머리를 자르면 기분이 좀 나아진다고 할까? 머리를 자르고 나니까 산뜻한 기분이 든다. 새로운 동네에 어떤 미용실이 잘 자르는지 도통 알 수 없어서 일단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최대한 홍보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글들은 피하고 개인이 썼던 글 위주로 엄청 찾아봤다. 머리 자르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이리저리 알아보는 거지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아니지만 참 중요하다. 초등학교 때 머리를 자르면 스포츠머리라는 식으로 엄청 짧게 잘라야 했고, 그 시절의 나에게는 특별히 선택권이 없었다. 짧게 자른 머리가 너무 보기 싫어서 기를 때까지 모자를 쓰고 학교에 다니기도 했고. 내가 보기에도 별로였지만, 남들이 나를 볼 때도 그렇게 생각할까 봐 무서웠나 보다. 시간이 지나고 26살을 살고 있는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크게 신경은 쓰지 않지만, 적어도 내 마음에 들었으면 싶은 마음에 좋은 미용실을 찾게 된다. 요즘 들어서는 미용이라는 인식이 참 좋아져서 다행이다. 누군가의 변화에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건 굉장히 가치 있는 일이고, 자부심 가질 수 있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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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소재.

최근 읽고 있는 '언어의 온도'라는 책이 있다. 읽으면서 느끼는 점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특별하구나 싶었다. 어찌 보면 사소할 수 있는 것들에서 깨달음을 얻는 그런 가슴 따뜻해지는 글들을 읽으면서 내 주변에는 왜 글을 쓸만한 소재들이 나오지 않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을 중간 정도 읽었을 즈음에는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조금만 다른 시선으로 관찰하고 바라봤으면 분명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아무 생각도 없이 지나쳐버린 게 원인이 아니었을까. 평소에 무언가를 인지하고 관찰한다는 건 익숙하지 않으면 어렵다. 일을 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기계적으로 처리할 뿐이지, 감정을 싣고 말하거나 생각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 나날들의 반복이 지속되니 감각이 점점 무뎌지고, 무뎌진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들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그런 마음으로 쓰는 글들은 전혀 공감되지 않을 거고. 일상에서 소재를 얻는 방법에 대해서 더 고민해봐야겠지만, 그 찰나에 드는 감정을 놓치지 않고 핸드폰이든 어디든 좀 적어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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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만 벌써 2년째.

수영을 다닌 지 어느덧 2년째. 정말 신기하게도 체력은 그대로다. 물론 중간에 6개월을 쉬긴 했지만, 체력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다. 체력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 크게 없어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수영장 100m를 왕복하는 것도 나에게는 엄청 힘이 든다. 수영실력은 좋지만 체력이 부족해서 조금만 더 나아가려고 하면 호흡이 부족해서 자세도 흐트러지고, 그러다 몸에 힘이 더 많이 들어가서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더 차오른다. 가만 보면 수영이라는 건 참 인간관계에서도 비슷하다. 성격이 좋아서 다른 사람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지만, 그 관계에 있어서 쉽게 피로를 느껴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면 성격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주변에 남는 사람이 없을 테니까. 수영을 잘 하려면 발차기, 팔 돌리기, 호흡이 중요한데 3가지 중에 한 가지라도 어긋나면 다른 것들에도 영향을 줘서 결과적으로 수영을 오래 지속할 수 없다. 사람과 관계를 이어가는 데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에서 어긋나면 그 관계는 오래가기 힘든 거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수영이 참 좋다. 하루 중에 내가 인지하며 행동하는 순간이 그리 많지 않은데, 수영을 하면 내가 내 자세에 대해서 생각하고 다시 교정하고 행동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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