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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별 Nov 07. 2017

일상으로의 초대

일상의 기록#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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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긴 연휴가 지나고 다시 일상 속으로의 초대를 받았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연휴도 끝나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연휴 기간 동안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일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어쩌면 기억에 남기고 싶었던 일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참 신기하게도 10월의 연휴를 바라보고 견디고 또 견뎠지만 정작 그 연휴기간을 즐기지 못했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했다. 


요즘 도무지 집중을 하지 못 했다. 연휴 내내 알바와 장시간 운전을 하고 또 저녁에 약속이 있는 등 내가 자초한 일이지만, 그 일들로 인해서 제대로 휴식을 취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 결과로 몸이 힘드니까 의식적으로 행동하고 판단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결정하고 행동했던 거 같다. 연휴 5일 차가 되었을 땐 입안이 헐어서 입을 크게 벌리기 어려웠을 정도니까. 


화요일 출근을 앞두고 나에게 원래 일상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다시금 떠올려 보았다. 평일에는 회사를 갔다가 저녁에 운동을 다니고, 주말에는 알바도 하면서 친구들도 가끔 만나고 지냈던 거 같다. 어저면 지금 이 모습은 예전의 내가 바라던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군대를 전역하고 여기저기 단기 알바를 하면서 하루하루 걱정하고 불안했을 때 지금 같이 규칙적인 삶을 원했던 나의 바렘이 행동으로 반영되었던 걸지도.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실상 우리는 매일 다른 하루를 마주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부터 저녁에 잠드는 시간까지 어제와 같을 수 없으니까. 오늘 좋은 일이 일어나도 그 좋은 일이 내일까지 이어지라는 법은 없고, 오늘 힘들고 아팠어도 내일은 어제보다 더 나아질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내가 오늘 보내는 나의 평범한 일상은 누군가에겐 여행이고, 누군가의 꿈이자, 누군가의 행복이 될 수도 있다. 


도착점이 어딘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일하고 밥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저녁에 잠에 드는 그 순간까지 무엇을 위해 움직이고 판단하고 결정하는지 말이다. 무엇을 위해서 오늘과 같은 일상을 선택했고 반복하는지 말이다.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위해서 돈을 벌어야 했고, 돈을 벌기 위해 매일 일해야 하는 삶을 선택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돈을 벌어서 예전보다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는 것에서 오는 만족감은 잠시 뿐이었고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고, 어떤 방향으로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야 할까 항상 고민이 된다.


하지만 고민의 해답이 조금 심도 있게 생각해본다고 결론이 나는 것도 아니며, 죽기 전까지 해야 하는 숙제 같은 것이지만, 개학을 앞두고 밀린 방학숙제를 하듯 정신없이 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조금씩 고민해보고 행동하고, 고민해보고 행동하면 어떨까 싶다.


다만 오늘을, 나의 일상에 행복이 없다면 그런 삶을 살아가는 내가 과연 앞으로도 행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매일매일 커다란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느낄 순 없겠지만 점심시간이 주는 잠깐의 여유로움, 차가운 손을 녹이는 커피 한잔 같은 순간순간 찾아오는 소소한 행복들이 오늘 하루를 더 채워주는 것 같다.


"매일 행복할 수 없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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