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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무 살이던 5년 전, 군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훈련병이었던 난 사격을 정말 못했다. 사격을 할 때마다 남아서 PRI라는 교육을 받을 정도로. 잘하고 싶은 마음에 소대장님께 여쭤보았다.
"소대장님 총을 잘 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소대장님께서 해주신 말씀은 5년이 지난 지금도 충격적이었다.
"잘하려고 하지 마"
총을 잘 쏘고 싶은데 잘하려고 하지 말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그때부터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소대장님께서는 말씀을 이어가셨다.
"잘하려고 하는 마음에 조급해져서 호흡이 떨리게 되고, 그러다 한발 놓치고, 한 발을 놓치니까 다음은 놓치면 안 된다는 조바심에 나머지 남은 것들 마저도 다 놓치게 된다"
그러면서 또 한 말씀을 해주셨다.
"잘하려고 하지 마. 목표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야 해"
결국은 내가 원하는 것들을 굳이 잘하려고 하지 않아도, 노력하지 않아도 당연해지는 그 순간에 도달한다면 잘하려는 마음 자체가 불필요했던 건 아니었을까.
시간이 지나 여전히 그 날의 충격은 나에게 잔잔한 충격을 준다. 내가 원하고 이루고픈 것들이 일상이 되는 날이 오는 날까지 여진은 가시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