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별 Oct 24. 2016

잘하려고 하지 마라.

#

내가 스무 살이던 5년 전, 군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훈련병이었던 난 사격을 정말 못했다. 사격을 할 때마다 남아서 PRI라는 교육을 받을 정도로. 잘하고 싶은 마음에 소대장님께 여쭤보았다. 


"소대장님 총을 잘 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소대장님께서 해주신 말씀은 5년이 지난 지금도 충격적이었다.


"잘하려고 하지 마"


총을 잘 쏘고 싶은데 잘하려고 하지 말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그때부터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소대장님께서는 말씀을 이어가셨다.


"잘하려고 하는 마음에 조급해져서 호흡이 떨리게 되고, 그러다 한발 놓치고, 한 발을 놓치니까 다음은 놓치면 안 된다는 조바심에 나머지 남은 것들 마저도 다 놓치게 된다"


그러면서 또 한 말씀을 해주셨다.


"잘하려고 하지 마. 목표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야 해"


결국은 내가 원하는 것들을 굳이 잘하려고 하지 않아도, 노력하지 않아도 당연해지는 그 순간에 도달한다면 잘하려는 마음 자체가 불필요했던 건 아니었을까. 


시간이 지나 여전히 그 날의 충격은 나에게 잔잔한 충격을 준다. 내가 원하고 이루고픈 것들이 일상이 되는 날이 오는 날까지 여진은 가시지 않을 것 같다.



이전 04화 생각 비우기 연습.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