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하는일과 해야할 일
새벽 5시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어제의 결심에 거침없이 일어나야 했다. 당연한 것을 작심삼일도 안돼서 작심 일일이 되어선 안된다. 내 머릿속에 어제의 확언의 질문이 100일 동안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 몽롱한 정신을 찬물로 깨우고 거울을 봤다. 거울 속의 나에게 다시 한번 의지를 심었다.
오전 6시 40분 매장에 도착했다. 일요일 쉰 탓에 매장이 어지러웠다. 늘 하던 일을 하는 것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토요일 퇴근할 때면 귀찮은 마음이 나와 미룬다. 그래서 월요일에 매장 문을 열면 긴 한숨이 나온다.
"언제 다 치우지?" 이런 생각에 더욱 하기 싫어졌다. 이때 필요한 게 확언 질문이겠지.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내 매장은 왜? 정리가 잘되고 깨끗할까?"
나의 생각이 답했다.
"쓴 물건은 제자리에, 쓰레기는 그때그때 버리면 돼"
자신에게 한 질문은 저절로 생각이 답하게 되어있다.
확언의 답이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 청소를 했다. 그리고 커피 한잔을 내리고 컴퓨터 모니터에 앉았다.
오전 7시 30분 브런치를 열고 '확언 그 위대한 질문 100일'에 대해 글을 썼다. 어포 메이션 책을 읽고 그동안 의문을 품던 것이 사라졌다. 완전히 다 사라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겨 다행이었다. 다시 옛날의 설렘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 익숙함에 빠져 지금의 할 일들이 숙제처럼 느껴지는 상황에서 설렘은 에너지 보충제와 같다. 어제의 생각이 오늘의 생각과는 틀리다. 그래서인지 어제 가졌던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오늘의 생각을 정리해서 적었다. 쓰다 보니 어제의 생각이 무엇인지 다시 떠오른다. 평소에 같으면 2시간 넘게 적어야 할 양을 오늘은 1시간 만에 끝냈다. 설렘 덕분일까?
오전 8시 30분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유튜브를 켰다. 자주 보는 주식 방송이 하나 있다. 오늘 방송에서는 카카오에 대해 그리고 SM에 대해 나왔다.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이 아니라 쿨하게 넘기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카카오 뱅크가 내 주식 목록에 있었다. 카카오 뱅크는 손해를 보고 있는 주식이다. 뼈아픈 오른손 약지 손가락이다. 오늘같이 주식 시장은 어지러울 때면 매번 유튜브 미디어에 빠져 두 시간을 허비한다. 오늘은 그러지 말아야 한다. 다시 확언 질문 타임이다. "나는 왜? 주식을 잘하는 거지?"
이번에도 답이 들려온다.
"나는 확신이 있고 떨어지는 것에 신경을 안 쓰지"
"그리고 빛을 내어 투자를 안 하지"
"운동으로 잊어버리자"
8시 50분에 매장에 놓아둔 운동기구에 손을 잡았다. 턱걸이 60개, 후면 어깨 100개, 딥스 50개를 하니 힘든 것 때문에 주식 생각이 더 이상 나질 않았다. 40분간 운동을 하고 땀이 흐른다. 내가 운동을 하는 이유는 하나다. 남자라면 때어나 한 번은 복근을 보고 죽어야 한다는 게 내 나름의 운동을 위한 변명거리다. 더 늙기 전에 해야 한다. 불행한 것은 겨울 내내 벌크업 기간이라 사라진 복근 앞에 올챙이 배만 존재한다. 그럼에도 5킬로가 쪄 몸이 제법 커졌다. 4월에 있을 다이어트 때문이라도 지금 맛있는 것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찾아다니며 먹고 있는 탓도 컸다. 앞으로 보름 남았다.
충분히 오전에 에너지를 소비하고 오후에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내가 할 일은 오전에 끝을 내야 한다. 독서도 내가 할 일 중 하나이다. 10시 20분에 "하루를 48시간으로 사는 마법" 이란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는 지인이 추천해 준 책인데 한 달 뒤에 이 책으로 독서모임을 할 예정이다. 지은이는 MBC 아나운서인 이재은 작가다. 여러 권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책들을 읽어 왔지만 아직 나에 맞출 시간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 책이 그러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첫 장을 열었다.
마음먹고 하면 틀림없이 방해가 들어온다. 자신의 결심을 시험이라도 하는 것일까? 이번에도 책을 15분 정도 읽고 있는데 손님이 들어왔다. 독서의 흐름이 끊기니 마음이 심통이 났다. 모난 마음 탓에 손님의 요구는 내가 일할 대가와 타협이 불발되었다. 그렇게 20분이란 시간이 지나자 이번에는 거래처 사장님이 찾아왔다. 이런저런 이야기 탓에 다시 25분이란 시간이 흘렀다. 거래처 사장님이 가고 탁자 위에 펼쳐진 책이 보였다. 눈길은 가는데 몸이 가지 않는다. 다시 확언 질문 타임이다. "나는 왜? 독서가인가?"
어김없이 들려오는 답
"나는 무슨 일이든 하루 50페이지는 읽는다"
"나는 독서를 하고 서평을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일 년에 100권 이상을 읽기 때문이다"
답을 하니 몸이 저절로 의자에 앉았다. 다시 읽다만 페이지를 보며 읽기 시작했다.
"이게 도움이 되겠어?" 싶었던 일들이 쓸모없는 일은 없다. 내가 적극적으로 뛰어다니며 경험한 일은 단 하나도 헛되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처음 걸어가는 길이 두렵고 막막하지만 그 길에는 언제나 새로운 기회와 기쁨이 있다"
"꼭 해내고 싶은 목표가 있지만 자신이 부족함에 한 걸음 내딛는 것이 두려운가?"
"열심히 달려왔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이 실수투성이인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고 있는가?"
"바로 그 순간이 당신의 이야기를 빛내줄 최고의 재료가 될 것임을 잊지 마라"
-하루를 48시간으로 마법 중에서-
확언의 의심이 나의 길을 두렵고 막막하게 했다. 그러나 확언의 질문이 다시 설렘을 가져다주었다. 처음 걸어가는 길이 아니라서 두려움이 더하지만 이것이 나의 이야기가 되고 최고의 빛이 될 거다. 나는 그러하길 확신한다.
책과 동화되니 내 머릿속에서는 온갖 생각이 떠올랐다. 이때 멈추지 않고 계속 독서를 한다면 생각들은 사라질 거다. 나는 다시 확언의 질문을 한다. "나는 왜? 글을 잘 쓰는가?"
"생각이 나면 바로 글을 쓰기 때문이다"
답이 나왔으니 독서는 잠시 미루고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시각은 오후 12시 52분이다.
밖을 보니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매장의 식물들에게 비를 맞히려 밖으로 옮겼다. 꽤 무거운 화분 두 개와 소 화분 4개를 옮기니 허리가 아프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가 가져가진 않겠지?"
오후 6시 해야 할 일중 하나인 운동시간이다. 나는 텀블러 하나 들고 휘트니트 센터로 갔다. 1시간 내내 입에서는 안간힘을 쓰는 소리가 나왔다. 그러다 휴대폰을 울렸다. 일 전화다.
"역시 오롯이 운동은 못하겠군"
손님이 말했다.
"키를 잃어버려 집에 못 들어가고 있어요, 지금 와줄 수 있나요?"
늘 하는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선택이 문제다. 해야 할 일은 흐름인데 한번 끊기고 나면 여간해서는 다시 하기 힘들다. 그래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돈이라는 것에 내가 선택할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어떨 때는 그런 것을 무시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당장 가겠습니다"
나는 부랴부랴 옷을 챙겨 입고 애타게 날 기다리는 손님에게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