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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원시원 Aug 04. 2022

쉼 그리고.....

빗소리 그리고 빗방울

비가 내린다. 오늘도 차 안에서 비를 보며 출근을 했다. 삼일째다. 덕분에 오늘도 밤과 새벽의 경계에 있는 하늘을 보았다.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유리를 닦는 와이퍼 소리보다 빗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내 차가 멈출 때 보다 달리고 있을 때 비는 바람소리와 함께 더 큰소리를 내며 부딪힌다. 익숙해서인지 내 귀에는 공허함이 맴돌 뿐이다. 500미터 앞에 있는 신호등에 물감을 푼듯한 빨간색이 보였다. 나는 차의 속도를 줄였다. 그러자 빗소리도 점점 줄어들었다. 핸들을 잡고 있는 손위에 턱을 괴고 유리창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빗방울들이 원을 그리고 있었다. 유심히 바라보니 크기가 제 각기다. 같은 시간에 내린 비라도 그 크기는 다르고 떨어지는 높이도 다르나 보다. 멈추니 보인다. 삶도 그런 것이 아닐까? 쉼이 있어야 제대로 삶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신호등이 선명한 초록색을 만든다. 차가 달리자 빗방울의 원은 형이상학 모양으로 변했고 요란한 빗소리는 다시 시작되었다.


쉼, 그리고....

나는 제대로 쉬고 있는 걸까?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왠지 편한 게 쉬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말 그대로 쉼인데 왜 자꾸 나는.... 일까? 아마도 그건 쉬는 동안 불안이 많아서일 거다.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걱정과 못했던 것에 대한 후회 그리고 게으른 내 모습에 대한 자책이다. 그런 것들이 모여 쉼을 하는데도 여전히 나는....이다. 차라리 마침표가 나을듯하다. 안 하니만 못하다. 시작이라도 안 했으면 걱정도 줄지 않았을까?  


월요일 그리고 1일

나에게는 쉼에 마침표를 찍는 날이 있다. 그날은 매주 월요일이고 매달 1일이다. 이런 날이 일 년에 64일 나 있다. 그럼에도 나는 쉼에 마침표를 찍는 날은 많지 않다. 월요일이 지나고 화요일이 되면 쉼에 마침표를 찍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쉼은 그저 그런 내가 되어버린다.


감정 그리고 게으름

나의 선택은 대부분 감정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 감정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할지 말지를 선택한다. 그 선택이 해야 할 것들에 게으름을 피우고 미루는 게 만든다. 나의 감정의 대부분은 게으름인 것 같다. 하루 중 대부분을 미루며 산다. 미루니 할 일이 산더미다. 미루는 것이 쉼이라 착각하는 거다. 지금도 글을 쓰기 위해 몇 날의 게으름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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