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좋은 습관을 가지려 새벽 기상을 하고 운동을 하고 독서를 하며 글을 쓴다. 그 좋은 습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내 삶이 점점 나아지길 바라고 바란다. 지금 현재의 모습보다 내일의 모습이 더 좋아 보이길 원한다. 그러나 그 좋은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한다.
우선 나는 좋은 습관을 이미 유지하고 있는 유튜버나 같은 목적의 사람들과 교류를 시작했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은 의욕과 열정을 불러일으켰다. 그 열정이 하루 중 대부분을 이었다. 그만큼 누구보다 더 더 열심히 좋은 습관을 가지려 노력했다. 앞으로 내 삶에는 좋은 일만 가득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삶은 좋은 일만 있을 순 없다. 특히 좋은 일만 가득할 때 위기는 찾아온다. 1년이 흐르고 위기가 찾아왔다.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 위기가 다가왔다. 게다가 쉼 없이 달려온 터라 나의 에너지가 바닥이 난 것이었다. 열정이 점점 식어 들어갔다. 그래도 괜찮아질 거란 긍정적 생각은 버리지 않았다.
금방 지나갈 것 같던 코로나는 3년째 이어가고 있다. 긍정적 생각도 어느새 위기 속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다. 입 밖으로는 괜찮다고 말하지만 불안은 언제나 나를 감싸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좋은 습관의 종류를 달리하며 열정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것조차 3개월을 지속하지 못했다.
3년간 좋은 습관을 유지하려 했던 내가 하지 못했던 건 나의 의지와 노력이 부족해서일 테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좋은 습관이 정말 나에게는 좋은 습관이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그 좋은 습관이 나에게는 맞지 않았던 건 아닐까?. 주먹으로 머리를 한대 내리쳤다. 좋은 습관마저 변명거리를 찾는 내가 한심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좋은 습관은 나쁜 습관이 될 수 없다. 좋은 습관은 좋은 습관일 뿐이다. 나의 에너지가 바닥이 난 것은 무리하게 좋은 습관을 가지려 했던 것이 문제였다. 몸에 맞지 않은 갑옷을 입고 전쟁에 나간 것과 같았다. 남들 따라 나도 한다라는 안일한 생각이 내 갑옷을 점점 무겁게 하였다.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다. 그리고 지금 나는 기로에 서있다. 좋은 습관을 계속해야 할까? 노력만큼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다시 시작하려 하지만 그 노력과 시간의 고통이 고스란히 내 몸에 저장되어있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실패하는 이유도 같을 것이다. 성공은 하지 못하고 고통은 기억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좋은 습관을 하지 않겠다는 말은 아니다. 내가 멈춰야 했던 이유를 찾아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좋은 습관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같은 할 수 있는 동료나 에너지 분배가 필요할까? 아니면 몸을 움직이게 하는 강제적 공약 같은 것이 필요할까? 그것도 아니면 내 몸에 남아있던 고통을 사라지게 만들 정신적 무언가를 찾아야 할까? 분명한 것은 늘 해오던 좋은 습관에 대한 점검은 분명히 필요했다.
3년 전 나와 지금의 나와의 차이는 무엇인가? 의지, 노력 , 열정 모두 다 차이가 났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지금의 나의 좋은 습관의 멈춤에 대해 말하기는 중요한 것이 빠진 것 같았다. 그것을 찾아야 했다. 그러지 않고는 다시 좋은 습관을 들일 자신이 없었다.
우리 가족은 휴일에 독서 모임을 한다. 각자 10분간 읽은 책을 서로에게 들려주고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 서툴지만 점점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평소에 아무렇지 않던 독서모임이 그날따라 마음에 와닿았다. 좋은 습관에 대한 고민과 생각 때문일 테다.
내가 가족들에게 들려준 책은 '브레이킹 루틴'이었다. 책의 저자 천인우는 말했다. "세상에 자기 인생을 대충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실패와 좌절을 반복하다 보니 지쳤을 뿐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자신이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래, 내 믿음이 부족한 거야!'. 드디어 며칠 동안 고민하던 해답을 찾았다. 아니 찾은 듯했다. 그러나 좋은 습관의 멈춤에 대한 고민이 사라지지 않았다. 무언가 더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 믿음의 양을 모르기 때문이었다. 평소에 말버릇처럼 언제든 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좋은 습관을 들이기 좋은 방법은 아주 가까운데 있었다. 늘 옆에 있던 책이었다. 내가 생각의 폭을 넓히고 바꿔나갈 수 있었던 것도, 좋은 습관을 열정적으로 했던 것도 책 때문이었다. 독서를 하면서 블로그를 하게 만들고 운동을 하게 만들었다. 새벽 기상을 하고 글을 쓰게 만들었다.
처음 1년간 독서량은 100권이었다. 그다음 해는 50권으로 줄었다. 8월이 지난 지금은 10권 남짓 읽었다. 현저히 독서량이 줄어들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생각량의 차이가 심했다. 지금 하는 일이 너무 벅차 창조적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지금이 예전보다 훨씬 시간이 많은데도 말이다.
독서량이 줄어든 데는 나의 자만도 한몫했다. 자기 계발서 대부분이 비슷한 내용을 저자의 경험에 의해 쓰였다. 그러다 보니 다 안다고 자만했던 것이다. 내가 왜? 책을 읽는지에 대한 원초적인 생각을 하지 못했다. 바로 생각의 깊이였다. 얕은 시냇물이 아니라 바다의 깊은 생각을 가져야 했다. 이런 생각은 독서를 하지 않고는 절대 가질 수 없었다.
이제야 좋은 습관에 대한 나에 맞는 방법이 떠올랐다. 너무나 가까이 있었고 3년 동안 하고 있으면서도 몰랐다. 독서를 나에게 암시를 걸어 좋은 습관을 다시 들일 준비를 한다. 그리고 그 암시를 잘 때까지 계속 되뇌었다.
새벽 4시 45분 알람이 울렸다. 나는 어제의 암시에 보란 듯이 새벽 기상을 했다. 그 암시는 그동안 쉬었던 헬스를 등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였다. 세안을 간단히 하고 의지를 다지기 위해 머리는 안 감는 걸로 선택했다. 하루 종일 떡진 머리를 하고 있을 순 없으니 헬스 등록을 위한 나의 의지였다.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하고 새벽 6시에 매장 근처 헬스장에 도착했다.
어제의 독서 암시 덕일까? 지금까지는 물 흐르듯 어떠한 저항 없었다. 다만 주차를 할 때 10여 마리 까마귀들 이내 차 바로 앞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있었다는 것만 빼고는 말이다. 나는 실내 운동화를 들고 헬스장으로 내려갔다. 평소에 아침 6시에 여는 헬스장인데 오늘은 매장 셨더가 내려가 있었다. 웬일인가 싶었다. 셨더에 붙여있는 A4지가 눈에 들어왔다. 거기에는 ' 오늘은 광복절로 휴무입니다'라고 쓰여있었다. 나의 의지가, 암시가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좋은 습관 들이기가 호락호락하지 않는구나..... 그나저나 떡진 머리는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