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얻는다.
평소보다 조용한 설날 하루 전이다. 예전 이맘때면 분주히 움직였을 날인데 창밖에는 지나가는 차들만 보인다. 덕분에 나는 매장에서 커피 한잔과 음악을 즐긴다. 내 눈은 강아지가 간식을 먹으려 주인을 쳐다보는 것처럼 매장문에 꽂혀있다.
나는 일이 바쁠 때에는 '커피 한잔의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지금 바라고 바라던 시간이 찾아왔다. 문제는 하루 대부분이 그 시간이라는 것이다. 긴 휴식의 시간이 길들여지지 않는 나는 불안하고 초초함을 일으켰다. 나는 지금 일을 버리고 휴식을 얻었다.
옛말에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라는 말이 있다. 매 순간 나는 좋든 싫든 얻기 위해 버리기를 선택해야 하지만 중간을 선택했다. 그래서 나의 시간은 멈췄다. 이 시간이 길어지면 어제와 같은, 1년과 같은 내가 될 터였다. 시간은 흐르고 시대는 변한다. 그 속에서 나만 홀로 멈추어 있다면 중간은 없다. 중간이란 위치도 앞으로 나아가야 그 위치에 도달할 수 있다.
인생을 살면서 번아웃을 일으키고 , 현실이 악몽과 같다면 우리는 좋은 것을 얻기 위해 나쁜 것을 버려야 한다.
버리는 것은 채움이지 비움이 아니다.
무엇을 버려야 우리는 반드시 얻게 된다. 다만 버리는 것은 나쁜 것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좋은 것을 버리고 나쁜 것을 얻을 수도 있다. 감정, 습관, 시간, 환경까지 나쁜 것이라면 버리고 좋은 것을 얻는다. 다만 좋은 것이 시간이 흐르면 나쁜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것을 얻기 위해 지금 나쁜것을 버려야 한다.
나는 지금 나쁜 것을 버린다.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