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힘

by 시원시원

요즘 저는 하루 140번 소원노트를 100일 동안 쓰고 있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을 각인시키기 위해서죠. 그런데 40일 남짓 지나니 소원노트도 익숙해졌습니다. 저는 무언가 다른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강력하게 저를 세뇌시킬 그 무언가를 말이죠


3년 전 저는 제 삶을 변화를 주려고 유명 강사들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사들의 강연은 저를 흠뻑 빠져들게 하였고 그들처럼 되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들이 제 삶을 변화시켜 주길 간곡히 바랬습니다. 한 번은 부동산 강의였습니다. 강의를 듣고 카페를 열심히 활동을 했서 운이 좋게 그와 면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내가 바라는 것들을 그를 통해 얻게 되었다 생각했습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 같았습니다. 저는 그가 어느 지역이 오를지 찍어주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저의 바람과 달리 그는 일상의 이야기만 했습니다. 저는 제발 찍어주길 바라며 대화 틈틈이 지역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는 두리뭉실 얼버무렸습니다. 허탈함이 밀려왔습니다. 그를 믿었던 내가 미웠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도 앞일은 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때 저는 배신감에 몇 날을 잠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다른 사람을 믿는 만큼 나를 믿고 계신가요? 3년 전 그 강의에서 저는 그를 믿는 만큼 제 자신을 믿지 못했습니다. 그 덕에 저는 큰 배신감을 얻었습니다. 어쩌면 그때의 저처럼 우리는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더 의지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서민갑부 개그맨 고명환은 몇 년 전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는 병실에 누워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매우 고통스러웠다고 합니다. 움직일 수 없는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1년 동안 병실에서 500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각인시켰습니다. 결국 그는 서민갑부에 오르며 큰 성공을 하였습니다.


저는 올해 1월은 23년을 자영업자로 살아오면서 처음 겪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2007년 금융위기 때에도 겪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바로 300만 원의 손실이었습니다. 게다가 1월에 전원주택 여행을 다섯 번을 갔습니다. 당연히 손실이 나는 상황이면 절제해야 맞습니다. 이 상황에 여행이라니, 300만 원 손실이면 불안하지 않을까요? 솔직히 불안합니다. 그런데도 제가 이런 생활을 하는 건 이유가 있습니다. 앞으로 제 삶은 전원주택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3년 전 그날 강사의 배신감으로 휩싸이던 날 저는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나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요. 2년 전 저와 아내는 빛을 없애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집을 팔았습니다. 그것도 최고 호가에 팔았습니다. 예전에도 팔려고 했지만 안 팔리던 것이 갑자기 지역풍이 불어와 팔린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저와 아내는 매일 '집을 좋은 가격에 팔았다'라고 상상을 했습니다. 누구의 도움이 아닌 단지 그것을 상상한 나 자신을 믿었습니다. 단지 그것뿐이었습니다.


올해 1월 300만 원 손실의 불안함이 저를 휘감지 않는 이유는 돈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2년 전 빚을 사라지게 만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는 '적당한 기회에 좋은 집을 구했다'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런 믿음을 주는 것 중 하나는 상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대부분 몇 초도 안 돼서 사라지지만, 내가 바라는 것을 상상하면 그 믿음은 사라지더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 저장되어 때때로 다시 꺼내올 수 있습니다.


제가 최고 호가에 팔았던 그 집은 1달도 채 안 돼서 2억이 더 올랐습니다. 그때 저는 팔았던 것에 후회를 했습니다. 그 조급한 마음에 다시 사려고 시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아내는 말했습니다. "우리의 선택을 믿어보자" 그 한마디에 조급한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지금 그 집은 제가 샀던 가격보다 1억 5천이 내려갔습니다.


상상이 현실이 되면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것이 이루어졌는데도 후회가 밀려옵니다. 저 역시 2년 전 경험을 하였습니다. 상상에는 끝이란 없습니다. 그다음만 있을 뿐이죠.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면 그다음 상상을 하면 됩니다. 다음에 내 모습, 내환경, 내 주변인들을 상상하는 거죠.


상상의 힘으로 열쇠를 파는 저의 매장은 매일 커피와 피아노의 재즈가 흐르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제가 그 시간을 즐기며 독서를 하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의 나와 상상의 내가 뒤바뀐다면 내가 바라는 현실이지 않을까요?

지금 제가 강력하게 저를 세뇌시키는 이유인 것입니다.

세상은 변하지 않습니다. 제가 변할 뿐이죠. 그리고 변하면 보게 될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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