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영업자입니다.
삶은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내가 너무 바쁘게, 너무 앞만 보며 달리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오늘 새벽, 조용히 산길을 올랐습니다.
등 뒤엔 어둠이 남아 있었고, 앞엔 가로등 불빛이 띄엄띄엄 놓여 있었습니다.
밝은 길이 끝나면 곧 어둠이 찾아왔고, 다시 작은 빛이 그 어둠을 끊었습니다.
그 길을 천천히 걷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인생도 이 길과 닮았구나.”
10대, 20대, 30대, 40대…
가로등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밝았던 시절이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는 고요하고 외로운 어둠이 있었습니다.
그 어둠 속에서 나는 종종 조급해졌고,
남들이 더 빠르게 정상에 오르는 걸 보며,
왜 나는 이토록 더디기만 할까, 초조해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산길 옆으로 샛길이 보였습니다.
더 빠르게 오를 수 있을 것 같은 지름길.
나도 모르게 그 길로 들어섰던 적이 있습니다.
그 길은 생각보다 좁고 가팔랐습니다.
나뭇가지가 얼굴을 긁고, 미끄러운 흙바닥에 자주 넘어진 나는 정상에 올랐을 때 흙투성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단 10분 빠르게 오른 대신, 온몸에 상처만 남았습니다.
정상의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나는 지쳐 그것을 누릴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빨리 도착하는 것보다, 어떻게 도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죠
가끔은 남의 길이 더 나아 보입니다.
더 밝고, 더 단단하고, 더 빠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길은 나를 위한 길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나의 길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나를 앞으로 이끄는 길입니다.
가로등이 비추는 만큼만 걸어가며,
어둠이 오더라도 멈추지 않고,
다시 빛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법을 배워가는 중입니다.
이드리스 샤호는 말했습니다.
“단순하게 살아라.”
스티브 잡스는 말했습니다.
“단순함에 도달하면 산도 옮길 수 있다.”
예전의 나는
더 많이 가지고, 더 빨리 성장해야만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 ‘열심히’는 어느 순간 나를 짓누르는 짐이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짐을 조금 내려놓고 싶습니다.
화려한 성공보다, 나만의 평온을 택하고 싶습니다.
빨리보다는 꾸준히,
복잡함보다는 단순히,
비교보다는 균형 있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오늘도 나는
가로등이 비추는 그만큼만 바라보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누구보다 느릴지 몰라도
그 길이 내 길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했습니다.
조금 느리게, 그러나 분명하게.
그것이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