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감정이 내일을 만든다

괜찮아, 오늘의 너도

by 시원시원

몇 달 전,

전원주택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곳은 고요하고 따뜻했다.
무엇보다도 대리석 바닥의 온기가 참 좋았다.
단단한 돌이 이렇게 따뜻할 수 있다니.
그 따뜻함이 발바닥을 타고
마음까지 스며들었던 기억이 있다.


요즘 나는 새로운 집을 보러 다닌다.
전세 계약이 끝나가고,
어딘가로 이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 있다.
보는 집마다 대리석 바닥이다.
그 부드럽고 따뜻했던 감촉이
자꾸 현실 속으로 나타난다.


마치 그때의 느낌이
지금 나의 현실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은
과거의 내가 느꼈던 감정이 불러온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때 느꼈던 어떤 따뜻함,

기쁨, 기대, 설렘 같은 것들이
지금의 우리를 이끌고 오는 것이다.


그 감정은 사람일 수도,
장소일 수도,
어느 계절의 향기일 수도 있다.
그리고 때론
익숙한 실망이나
아픈 후회일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우리는 늘 과거의 감정으로 현재를 만든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자기 계발서들이
‘긍정적인 마인드’라는 말을 반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긍정적이란,
마냥 밝고 쾌활하라는 뜻이 아니라,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라는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사실을 우리는 너무 자주 잊는다는 것이다.


힘들고 막막한 일이 닥쳐오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기 바쁘다.
감정을 선택할 여유 따위는 없다.
그렇게 불안은 불안을 낳고,
불행은 또 다른 불행을 끌어당긴다.


지금의 감정이
내일의 현실을 만든다.
그렇다면,
내가 오늘 품은 이 작은 설렘,
이 따뜻한 기억 하나가
내일의 풍경이 될 수도 있다.


나는 그것이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감정을 의식하는 순간,

그 감정은 흐름이 되고,

흐름은 방향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 안에서 조금 더 따뜻한 쪽으로 발을 디딘다면,

나는 이미 내일을 바꾸는 중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는 예언자는 아니라도,
미래를 ‘끌어당기는 존재’는 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감정 하나가

작은 파문이 되어
현실을 흔들고,
미래의 삶의 방향까지 틀어버릴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의 감정은

내일의 표정을 짓게 하고,

내가 서게 될 길을 이끌며,

내 삶이 머물 풍경까지 달라지게 만들 것이다.


그러니 오늘,

나는 조금 더 따뜻한 마음을 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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