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삶

by 시원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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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아이의 엄마이기 전에 저는 한 사람입니다.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야 하는 한 사람입니다. 내 삶을 잘 살아내야 할 의무가 있고, 나만의 삶을 살아낼 권리가 있습니다. 내 삶이 뿌리를 내리고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쉽지 않습니다. 정답이 없습니다. 사는 일이므로.

- 임후남 산문집 나는 이제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중에서-


제가 주로 읽는 책은 에세이, 자기 개발서이고 틈틈이 주식과 경제서를 읽다 보니 마음 한편에 공허함이 있더군요. 거의 비슷한 내용이라 독서에 흥미가 사라지고 작년보다 독서량이 적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한 임후남 산문집 나는 이제 괜찮아지고 있습니다를 보았어요. 시골 책방의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가 따뜻하게 느껴지더군요.


저는 글을 쓰려면 생각과 모니터에 비친 글자 사이의 간격을 좁혀야 비로소 쓸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 하나 작성하는데 2시간 남짓 걸리는 게 대부분이죠. 그마저도 처음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인 것이 많았습니다. '나는 이제 괜찮아지고 있습니다.'를 읽다 보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납니다. 이상하게도 며칠 전에 겪은 일이 똑같이 책에 나오거든요. 그때마다 팔에 소름이 돋아납니다. 혹시 작가가 내 일상을 감시하는 거 아닌가 하고 말이죠.


며칠 전 일입니다. 아들 녀석이 학교 숙제로 프린터를 해야 할 일이 생겼죠. 프린터는 딸아이의 방에 있었는데 아들은 아내에게 부탁했죠. 아들 대신 아내는 딸아이에게 파일을 주며 프린터를 해달라 했습니다. 그런데 딸아이는 싫다고 말했죠. 아내는 자신이 하겠다 말했고 딸아이는 그제야 해주겠다 했습니다. 딸아이는 불편한 마음으로 프린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검정 잉크가 없어서 계속 쓰면 프린터 고장 난 단말이야". 딸아이의 말에 아내가 내일 사주겠다 말했는데, 그 말이 딸아이는 속상했나 봅니다. 전에부터 검정 잉크가 없다 말했는데 동생 때문에 검정 잉크를 사준다고 생각이 드나 봅니다. 아내는 그런 딸에게 말했습니다. "카톡으로 어떤 거 사야 될지 보내라고 했잖아". 딸은 내가 왜 그런 것까지 해야 되냐며 말했고 아내는 딸이 자신을 원망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 서로의 감정이 진정될 때 가족회의를 했습니다. 아내가 말했습니다. "난 너희들의 엄마 이기전에 내 삶이 있어" "엄마라고 해서 다 해줄 수 없단 거야". "그러나 도움은 줄 수 있어" "하지만 너희 스스로 할 수 있을 때는 아니야"


부모는 부모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도 한 사람의 삶을 살아갑니다. 무조건 자식에게 헌신을 해야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식이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선생님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부모의 삶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위해선 부모로서 보여주어야 할 길을 자식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의 길 그것이 자식의 지침서가 됩니다. 쉽지는 않습니다. 임후남 작가의 말처럼 정답은 없습니다. 사람의 삶이란 똑같은 삶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 주체가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삶을 살아가는 의미를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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