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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ynthia Jan 13. 2019

내가 소비하는 이유

모든 소비에는 이유가 있다.

사실 이 글은 '모든 소비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제목을 달고 싶어서 쓰는 글 맞다.

말 그대로, 모든 소비에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비혼여성으로서 내가 소비를 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이 글도 무척 개인적인 글이 될 것이다.


비혼여성이 소비하는 이유 1: 건강을 위해(식비)

식비는 채식 위주로, 아끼지 않고 소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건강을 위해서다. 굶으면서 일해봤자 얼마나 좋고 얼마나 벌겠는가?잘 먹어야 한다. 특히 주말에 혼자 있을 때 라면으로 때우는 일 더이상은 네버에버. 집에서도 가성비 좋게 토마토/두부/파프리카/깻잎/양파/계란/브로콜리/감자 이정도만 있어도 근사한 한끼가 완성된다.

굳이 쌀밥을 먹지 않아도 된다. 내 생각에 혼자 사는데 굳이 사첩반상 차려 먹을 필요도 없다. 반찬은 해서 두면 다 못먹고 버린다. 한동안은 반찬가게를 자주 들락거렸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 같다. 콩자반같은거나 좀 사지 거기서 반찬을 메인으로 사면 안될 것 같다. 집에서 간단하게 오븐에 야채 돌려먹으면 되는걸 굳이 반찬가게 가서 비싼 돈 주고 조미료 덩어리 사지 말자.


비혼여성이 소비하는 이유 2: 정신건강을 위해(문화비)

기본적으로 문화비는 아끼지 않는다만, 요즘은 워낙 여성서사만을 소비하기 때문에 영화관 VVIP 명함 내릴 날도 머지 않았다. 책의 경우 최근에는 여성작가들이 쓴 책이나 여성학자들의 글을 많이 읽는다. 남성작가가 쓴 책은 도서관을 활용하면 된다. 절판도서의 경우 멀어서 문제지만 대학도서관 짱짱^^7 모든 책들이 다 있다. 여건만 되면 대학근처에 살면서 도서관에 맨날 가고 싶다. 대학시절을 떠올리면 좋지않은 기억들도 많지만 도서관만은 너무나 그립다. 오죽했으면 책만드는 직업을 가지려고 했겠는가.

어느정도까지는 도서관을 활용하는 것도 절약이 굉장히 많이 된다. 이사를 가게 되면 근처 지역도서관을 꼭 찾아본다. 일단 읽고싶은 책이 있으면 먼저 동네 도서관에 검색을 해보고, 없으면 대학도서관, 대기가 너무 많거나 사서 읽고싶다거나 하면 꼭 사서 본다. 그리고 새해가 밝았으니 도서관에 페미니즘 책 신청해 주는 거 잊으면 안된다. 공연의 경우 원래 페벌충이었는데 그 속에서 여성이 소비되는 방식을 알게 되니 안가게 된지 오래. 앞으로는 당연히 여성가수의 공연만 갈 것이다. 그럼 20000.


비혼여성이 소비하는 이유 3: 정말 기본만 하기 위해(꾸밈비)

뒷머리를 혼자 자를 수 없으니 한달에 한번 미용실을 간다. 그나마도 지금 돈 아까워서 친구한테 잘라달라고 조르고 있다. 염색 파마는 하지 않는다. 스킨케어는 크림 하나 혹은 남성용 플루이드 사용. 푹푹 써도 줄지를 않는다. 원래는 샴푸/트리트먼트/팩/폼클렌징/바디클렌저 이렇게 각각 부위별로 다 따로썼는데 닥터브로노스와 도브뷰티바를 알게 되고는 올인원으로 모두 해결. 도브 뷰티바는 동네 마트에서는 4개 7천원 했는데 왠지 이마트트레이더스에 있을 것 같아서 가보니까 왠걸 9개에 12000에 팔고 있다. 바디로션은 꾸덕한 라벤더향 작년에 산거 아직 다 못 써서 쓰는 중이다. 미국러쉬에서 사온 더티와 바디로션도 있어서 가끔 쓰는 중. 다 쓸때까지 추가의 지출은 없다.


비혼여성이 소비하는 이유 4: 취미생활 영위(목공,커피,수영+a)

목공동호회와 커피동호회를 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게 두 동호회에 겹치는 사람이 많다. 이 기시감 뭐지...두가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뭔가 성향이 비슷한가보다. 목공동호회는 회사 후배가 하는 거 보고 재미있어서 따라간건데 은근히 돈이 많이 든다. 재료비가 꽤 나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은근 힘들다...체력 엄청 중요.

그리고 수영장 가는 것도 수영복 7만원, 수영모 1만원, 오리발 3만원, 수경 3만원 이렇게 하니까. 한번 투자할 때 10만원 가량 든다고 생각해야 된다. 그리고 수영복 수모는 은근히 소모품이다. 늘어나면 버려야 한다. 아무리 길어도 6개월 주기로는 사야 한다.

선배님(인생선배든 회사선배든)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평생 갈 취미 하나쯤은 꼭 가져야 하지 싶다. 목공동호회라니, 1년 전이라면 전혀 상상도 못했을 일들을 하고 있으니. 40살의 나는 또 다른 취미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 때가 되면 내 세계는 또 얼마나 넓어져있을지, 상상이 안된다.


비혼여성이 소비하는 이유 5: 더 넓은 세계를 보기 위해(여행)

1년에 1번 좀 멀리로 여행을 떠나는데, 보통 400~500만원정도 드는 것 같다. 비행기표 100만원 가량(이코노미 기준), 환전 200만원, 숙소비 100만원, 면세점 60만원(전자기기 사야 됨) 등. 미국같은 곳을 갔을 때는 좀 더 많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는 잘 가지 않는다. 적어도 우리나라보다 정신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발전되어 있고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나라로 떠난다. 이때까지는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일본, 네덜란드, 스위스, 미국. 언젠가는 스페인, 호주, 스웨덴, 일본과 미국의 또 다른 도시들. 나는 떠났었고, 또 떠날것이다. 느끼고 배우기 위해. 계속해서.


비혼여성이 소비하는 이유 6: 기록을 남기기 위해(전자제품)

전자기기에 관심이 많고 다양한 제품을 사는 편이다. 장만한 제품들을 실제로 사용해보고, 내가 어떻게 썼는지, 기계에 어떤 기능들이 있고, 효능은 어떤지, 글을 쭉 써볼 예정이다. 요즘은 기계를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좀 눈여겨보는 편이다. 아이패드나 노트북, 카메라 같은 경우가 그렇다. 닌텐도 3ds가 집에 있는데 장난감밖에 안되어서 팔아버릴까 생각 중이다. 저스트댄스 하고 싶어서 닌텐도 스위치 살까 생각했는데 이젠 모바일로도 가능하고, 게임전용기기는 그냥 장난감이 될까봐 사지 않기로 했다.

비혼여성의 삶을 기록하고 남기고, 공유하는것 또한 아주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다. 인터넷에서 '육아맘'들의 이야기가 많은 만큼, 비혼여성의 글과 사진과 영상과 책들이 쌓여야 한다. 이것들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여러 툴들을 장만하는 중이다. 비혼여성들이 서로 소통하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 또한 시급하다.


비혼여성이 소비하는 이유 7: 살기 위해-이왕이면 잘 살기 위해(집)

얼마전 초소형아파트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드디어 빌라 살이에서 벗어나 아파트로 입성했다. 요즘은 나오지도 않는 10평대라 굉장히 좁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가됐든 이제는 아파트에서 살아보고 싶다. 지난 10년간 별별 주택에서 다 살아봤는데 아파트만큼 관리가 잘 되고 단지수가 많은 곳은 절대 존재할 수가 없다. 명실상부 한국의 대표적 거주형태인 아파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열망이 굉장히 컸는데, 돈을 모아서 대출을 합해 전세금을 마련했다. 이제 빌라를 떠나 아파트에서 비혼 여성으로서 살면서 경험하는 일들 또한 기록으로 남길 것이다.


대략적으로 최근에 돈을 들인 분야들에 대해 소비를 하는 이유에 대해 작성해 보았다. 모든 소비에는 이유가 있고 그것을 다 쓰면 아마 페이지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70% 이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면 전부 그 물건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곳에서 재화 또는 서비스를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비활동은 각 산업과 연결되어 있고 소비를 할 때에는 소비자또한 당연히 그 산업별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도 소중한 내 돈 더 잘 소비하기 위해, 더 공부하고 연구해나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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