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아주 엉망으로 하고 있었다
혼자 하는 수영은 이게 문제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자세는 어떤지, 힘을 덜 쓰고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런 사항들을 하나도 피드백 받을 수가 없다. 최근 수영을 하는데 계속 똑같기만 하고 뭔가 발전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조금은 답답한 마음에 신청한 것도 있었다.
여성 전용 클래스에다 소수인원만 받는 반이라 그런지 가격은 꽤 비쌌다. 8회에 11만원. 그렇지만 여성 전용 클래스라 편할 것 같고 더 꼼꼼히 봐주실 수 있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등록했다.
첫 클래스는 무리하지 않고 선생님이 자세를 봐주시는 것으로 시작했다. 평영/접영/자유형 등 팔과 다리의 자세를 한명한명 꼼꼼히 봐주시고 수강생들간 호흡이 잘 맞도록 페이스를 조절해 주셨다. 뭔가 자세 한번 가르쳐주고 왔다갔다 하세요~하는 게 아니라 발과 손의 움직임까지 정말 꼼꼼하게 봐주시는 느낌. 그리고 아 얘 안되겠다 싶으면 아예 스탑시키고 굉장히 자세히 이렇게 이렇게 이런 부분을 신경써야 한다, 이 정도로 설명을 해주시니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수업을 듣다보니 모든 자세가 엉망이었지만 자유형이 특히 그랬다. 팔로 물을 퍼내듯 하는게 아니라 물을 밀어내는 느낌으로 저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팔을 움직일 때 손목을 움직이면 안된다는 것까지. 너무 오래전에 배웠던 터라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던 지점들을 다시 짚어가며 차근차근 몸으로 자세를 익혀나갔다. 첫날이라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아주 조금이나마 나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온전히 내 자세와 움직임에만 신경쓰는 것. 그러니 수영이 이렇게 재밌는 운동이라는 걸 다시 되새길 수 있었다.
조금은 지루하고 늘상 똑같다고 느껴졌던 수영을 좀 더 좋아하고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웬만해선 빠지지 말고 꾸준히 가야지(게다가 비싸기까지 하니까. 한번에 거의 만오천원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