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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단법인 넥슨재단 Jun 15. 2021

"나라고 왜 못 하겠어?"
투브신토그스가 전한 희망

게르우데 4기 펠로우 투브신토그스 바트자그갈을 만나다.

우리는 넥슨재단과 몽골의 게르허브가 함께 운영 중인 ‘게르우데(Gerude)’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있다. 지난 번에는 스탠포드대학에 당당하게 합격한 2기 펠로우 노민에르든과 엥크진을 만나 게르우데 프로그램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들어보았다. 그리고 두번째로, 4기 펠로우 투브신토그스 바트자그갈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게르우데에 참여한 학생들 중에는, 게르촌에 사는 친구도 있고, 게르촌 바깥 지역에 사는 친구도 있으며 사립학교에 다니는 친구도 있고, 공립학교에 다니는 친구도 있다. 다양한 환경의 학생들이 모여 게르촌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있다.



투브신토그스를 포함한 게르우데 4기 펠로우 친구들


그 중에서 이번에 만나 이야기를 나눈 투브신토그스 바트자르갈은 게르촌에서 나고 자란 친구. 게르우데에서 그를 강력 추천하여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와 직접 만날 수 있었다면 더 없이 좋았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우리는 몇 단계를 거쳐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우리가 궁금한 것을 게르우데에 전하고, 게르우데에서 몽골어로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것을 게르허브 측에서 영어로 번역해 전달해주었다. 그리고, 넥슨재단에서 다시 우리 말로 번역, 편집했다.

오늘의 주인공 투브신토그스 바트자르갈

몽골의 게르촌을 출발해 게르우데를 거치고 게르허브를 통해 넥슨재단에 도착한 투브신토그스의 이야기. 우리는 투브신토그스가 신나게 털어놓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그의 미래를 흐뭇하게 그려보게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가 이끌어갈 게르촌의 내일도 상상해 보았다. 


"나라고 왜 못 하겠어?" 이것은 희망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투브신토그스입니다. 올해 15살이고, 울란바로트 3번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에요. (몽골의 공립학교는 명칭이 따로 있지 않고 번호로 불린다.) 릴리와 루시라는 이름의 두 마리 개를 키우고 있고, 러시아에 사는 삼촌이 올해 한 마리를 더 데리고 오신다고 해서 곧 세 마리가 될 거예요. 취미는 비행기, 기차, 보트 모델 만들기고요. 아, 그리고 나무깎기도 좋아해요.


어떻게 게르우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나요?

게르우데 선배들이 저희 학교에 와서 워크샵을 했었거든요. 우리가 꿈꾸는 미래로 데려갈 로켓을 브릭으로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 과정에서 브릭으로 생각보다 많은 걸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게르우데 펠로우십에 지원했고, 합격했어요. 저로선 큰 영광이었죠.


그런데 프로그램이 시작한지 이틀만에 학교가 문을 닫았어요.

(2020년 초 몽골 정부는 COVID-19 감염 예방을 위해 몽골 전역에 락다운을 선포하였다.)

맞아요. 더 이상 오프라인으로 모일 수 없어 아쉬웠지만, 게르우데에서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를 개최했어요. 그 중 하나가 '브릭 챌린지'였고, 저는 브릭으로 바닷가재를 만들어 출품했어요. 그리고 버려지는 종이박스를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카드보드 챌린지'에도 참여했고요. 이러한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제가 가진 재료에 상상력을 더하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아요.


온라인 카드보드 챌린지 출품작


락다운 해제 후 게르우데 4기 펠로우로 다시 참여했죠. 그 때 함께 한 친구들과  식수 충전소(Water Kiosk: 식수 공급 공공시설) 프로젝트를 했고요. 특별히 식수 관련 문제에 주목한 이유가 있나요?

저희 이모가 항상 식수 충전소에 물을 길으러 다니시거든요. 제가 가끔 가서 도와드려요. 그런데 그 때마다 불편한 점들이 보이더라고요. 우선 얼었던 눈이 녹으면 길이 질퍽해져 사람들이 넘어지기 일쑤였고요. 또, 충전 후에도 수도꼭지를 완전히 잠그지 않아 물이 줄줄 새곤 했어요. 제가 관찰한 걸 친구들에게 이야기했고, 우리는 함께 문제를 해결해보기로 했어요.


팀원들과 함께 진행한 식수 충전소(Water Kiosk: 식수 공급 공공시설) 프로젝트


팀에서 제안한 식수 충전소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일단 기존 식수 충전소의 단점을 개선하려고 노력했어요. 충전소에 카드를 주입하고 비밀번호를 눌러야 물이 나와요. 문제는 카드 주입구가 어린이의 손이 닿기엔 너무 높은 곳에 있다는 점이에요. 어린이들도 식수 충전소에 물을 길으러 오거든요. 그래서 주입구의 위치를 아래로 내렸어요. 그리고 번호 패드 인쇄가 다 벗겨져서 숫자가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패드 위에 투명 커버를 씌우기로 했죠. 또 충전 후에도 물이 새어 낭비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수도꼭지에 센서를 달아 충전이 끝나면 자동으로 물이 잠궈지도록 했어요.


그리고 저희는 마을 어디서도 식수 충전소를 한눈에 알아보고 찾아올 수 있도록 파란색 물방울 모양으로 디자인했어요. 마을에 이런 곳이 있다면 동네 분위기도 더 화사해질 거에요! 마지막으로, 충전소 앞에 재생에너지로 불이 켜지는 가로등을 설치하기로 했어요. 언제든 밝은 빛 아래서 물을 떠갈 수 있게요. 하지만 눈이 녹을 때 미끄러워지는 길에 대해서는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 했어요.


대단히 인상적인 식수 충전소네요. 모형을 브릭으로 만들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희는 아이디어 개발 단계부터 브릭을 사용했어요. 팀원들 각자가 가진 아이디어가 엄청 많았고, 그 중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아이디어는 브릭으로 만들어 서로에게 보여주었어요. 그리고 모형을 만들 때에는 수정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하는데, 종이에 일일이 그려서 수정하려면 힘들기도 하고, 종이가 그만큼 낭비되거든요. 그에 비해 브릭은 쉽게 뜯어내고, 다시 지을 수 있으니까 훨씬 편리해요. 그리고 브릭으로 구조물을 쌓아보니, 기초공사가 튼튼하지 않으면 쉽게 부숴질 수 있다는 것도 경험으로 알게 되더라고요.


브릭을 활용해 물방울 모양으로 디자인한 식수 충전소 전경
브릭으로 만든 식수 충전소 내부
브릭으로 만든 식수 충전소 후면
브릭으로 만든 식수 충전소 카드리더기


팀으로 일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나요?

제가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다른 팀원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그 의견을 모아서 방향을 잡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하지만 좋은 점이 많아요. 한 번은 저희가 현장 답사를 갔는데, 식수 충전용 주입기가 너무 무거운 거에요. 어떤 팀원들이 주입기를 더 가벼운 재료로 바꿔야 한다고 했는데, 다른 팀원들은 그렇게 하면 주입기의 내구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어요. 덕분에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해볼 수 있었죠. 팀워크의 가장 좋은 점은 뭔가를 결정하기 전에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다는 것 같아요.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팀워크도 배웠군요. 다음에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나요?

너무 많아요! 우선 제가 키우는 개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어요. 사실 최근에 제가 개 지능 개발을 위한 장난감을 하나 발명했어요. 페트병 안에 개사료가 들어있는데, 머리를 이용해 거꾸로 돌려야 사료가 나와요.


투브신토그스가 발명한 '개 지능 개발을 위한 장난감'


음.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리수거해서 집어넣으면 개사료로 바꿔주는 자판기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한 번은 게르우데에서 현장 견학을 간 적이 있어요. 거기서 쓰레기로 가득 차있던 탄광을 아이스 스케이트장으로 만든 분을 만났어요. 그날 이후 "나라고 왜 못 하겠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커뮤니티를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아, 게르우데 펠로우들에게 비행기 모델 만드는 방법도 가르쳐주고 싶고요.


학교 수업과 게르우데 프로그램의 차이점이라면?

저희 학교는 선생님에게 자유롭게 질문하는 분위기가 아니에요. 하지만 게르우데에서는 질문을 많이 하도록 권장해요. 전 항상 궁금한 게 많아서, 그 부분이 특히 좋았어요. 그리고 게르우데에서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팀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요. 학교에서는 대부분 혼자 공부하거든요. 팀으로 하면 어려워보이는 일도 쉽고 즐겁게 할 수 있어요.


투브신토그스에게 '놀이'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놀이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것'이에요. 브릭으로 여러가지 구조물을 만들면서 새로운 원리들을 발견할 때 엄청 즐거워요. 그리고 친구들의 브릭 작품을 통해 그들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요. 제게 놀이는 그런 것 같아요.


게르우데 친구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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