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있다면 이미 구원의 기회를 주고 있을지도

by 김주원

어느 날 목적지로 향하던 배가 높은 파도를 만나 전복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승객 중에는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 있었는데 목숨이 위태로운 그 순간에도 신앙심으로 극복이 가능하리라 굳게 믿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신이시여! 나의 깊은 신앙심으로 구원을 내려주소서.”

그렇게 자신이 믿고 있는 신께서 구원을 내려주길 바라며 열심히 기도하고 있는 그 순간 구조대가 도착했다.

구조대원은 그에게도 손을 내밀어 구출을 도와주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섬기는 신이 꼭 구원해 줄 것이라 말하며 그의 도움을 거절했다.

또 다른 구조대원이 구조를 하기 위해 찾아왔으나 그는 한사코 거절하며 자신의 신에게 기도하기를 반복했다.

결국 그는 그렇게 파도에 휩쓸려 죽고 말았다.

저승으로 간 그는 신에게 원망하듯이 말했다.

“신이시여! 왜 나에게 구원의 손길을 건네지 않으셨나요?”

신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너에게 두 번이나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느냐?”


기억은 가물하지만 어렸을 적 어느 책에서 읽은 내용이다. 나는 신을 믿지 않아서 이 내용에 나오는 ‘신’이라는 존재를 ‘내 안의 또 다른 나’로 바꿔보기로 했다. 사업이 잘 되지 않고 이제 곧 문을 닫아야 할 때가 찾아왔을 때,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피가 마를 것 같이 속이 타들어 갈 때, 내 뜻대로 인생이 풀리지 않을 때와 같이

인생에 힘든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마치 앞에서 다룬 이야기처럼 말이다.


여기서 ‘내 안의 또 다른 나’는 ‘나’에게 말한다.

“정신 차려!”

“왜 안 되는지 네가 더 잘 알잖아.”

“당장 움직여”

“아파트 돌아다니며 전단지 하나라도 더 붙여.”

“경비원에게 쫓겨나면 어떡하냐고?”

“멍청아, 그게 두렵다면 장사는 하지 마.”

“당장 가게 청소부터 해!”

“망해도 안 죽어!”

“널 구제해 줄 제도도 마련되어 있어.”

“그러니까 지금 뭐라도 하란 말이야!”

사실 이런 마음의 소리들은 전부 내가 나 스스로에게 일갈했던 내용들이다. 그렇게 ‘내 안의 또 다른 나’는 ‘나’를 살리기 위해 마음속에서 울부짖었던 것이다. 살기 위한 본능이자 무의식 속의 ‘나’였다.


파도 때문에 뒤집어질 것 같은 배 안에서 내가 아무리 기도에 의지해봤자 소용이 없다. 나를 구해주러 온 구급대원이 내미는 손을 잡는 것이 내가 사는 유일한 길이다.


나에게도 숱한 파도가 찾아왔다. 코로나가 그러했고 일본 오염수 방류 이슈가 그러했다. 그때마다 나는 주변에서 건네는 도움의 손길을 잡았다. 자영업자에게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신용보증재단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 어쩔 수 없이 가게 문을 닫는 순간이 오더라도 최소한 점포 철거비라도 지원해 준다.


도움의 손길은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찾아내면 된다.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어를 입력할 손가락 힘만 있으면 된다. 잘 모르겠다면 관련 기관에 전화를 해서 문의하면 된다. 그런데 본인은 잘 몰라서 지원을 못 받는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궁금한 건 물어보면 되는 간단한 문제인데도 잘 모르겠다며 손을 놓는다.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 가는 상황인데도 기도만 하는 조난자와 다를 바 없다. 부끄럽지만 과거의 내가 그러했다.


세상 풍파가 나를 덮친다면 살기 위해서 뭐라도 해야 한다. 뭐라도 한다면 ‘신’이라는 존재는 당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어떤 존재로 변신해서 다가와 슬며시 구원의 손길을 내밀 것이다. 폭풍은…1년 내내 불어닥치진 않는다. 구원을 받았다면 당신은 이제, 성공만 남았다.



https://youtu.be/nP1nkTzahWY

이전 13화기분 좋은 피곤함, 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