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같잖은 글

스무 살의 여름

by 김주원

눈을 감을수록 더 또렷해지길래

슬쩍 눈을 떴었지


여름, 오늘, 새벽 공기의 느낌은

그때와는 달랐어


같았겠지만

달랐을 거야


몽글몽글한 설렘으로

쓰레기차 종소리 울릴 때까지

기억나지도 않을 소리를 지껄일 수 있었던

그때는 그냥 그게 여름이었지


아침 첫 버스를 탔지만

등교가 아닌 하교를 하던 녀석,


내 자취방 냉장고를 뒤져

일주일 먹을 물김치를

하루 만에 동내던 녀석...


그땐 눈을 감고 오늘을 상상했지만

오늘은 눈을 감으니 그때가 떠오르네


스무 살의 여름날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같잖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