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 이렇게 힘든 거였어?
백수가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첫째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온 지 2달이 지난 무렵이었다. 와이프는 출산을 앞두고 회사에 출산휴가를 썼는데 석 달이라는 기간이 다 되어 출근을 해야 하는 시간도 다가오고 있었다. 당장 나는 뭘 추진하기 전에 아이부터 케어를 해야 했다. 그 와중에 같이 아이를 봐주고 계셨던 장모님께서 와이프가 출근하기 시작한 날부터 2주 동안 개인적인 볼 일이 있으셔서 나 혼자 아이를 봐야 하는 상황이 닥쳤다.
육아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나는 걱정하는 와이프한테 쿨하게 회사 다녀오라고 했다. 2주 정도면 뭐, 내 시간도 많이 있겠다 싶어서 괜찮은 식당에 구인공고가 뜨면 이력서 넣고 연락 기다리면서 아이를 보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정말 어마어마한 착각이었다.
대소변이야 기저귀만 갈면 됐지만 조금이라도 성에 안차면 미친 듯이 우는 아이에게서 한 시라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젖병에 담은 모유를 다 먹으면 트림시키고 젖병 씻고 소독하는 것도 일이었다. 밤에 2시간 이상 자는 건 큰 행운이었고, 그나마 자더라도 아이가 자다가 토할까 봐 깊게 잘 수도 없었다. 그렇게 1주일이 지났을까, '육아가 이렇게 힘든 거였나'라고 생각하는 것도 사치일 정도로 멍한 상태가 계속되었다. 이러다가는 우울증이 올 것만 같았다. 이래서 어머니는 위대하다고 했던가. 장모님께서 한 번 우리 집에 오실 일이 있으셔서 아이를 잠깐 봐주신 적이 있었는데 그동안 나보고 잠깐 눈 좀 붙이라고 하시는 말씀이 어찌나 달콤하던지, 잠깐 눈 붙였는데 깨고 나니 엄청 개운했었다.
이렇게 육아와 씨름하며 지내는 동안 2주가 지났고 새삼 아이 때문에 고생하는 와이프와 장모님이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을 때쯤 어느 초밥집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고 연락이 왔었다. 난 다음날 이력서를 챙겨서 그곳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