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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름이 Feb 24. 2023

스페인 17살 소년과 손잡은 한국 기업

때는 바야흐로 2004년, 고작 17살 무명에 불과했던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은 세계적인 선수 로저 페더러를 무실 세트로 꺾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랭킹 50위 권이라는 무시 못 할 성적을 거두던 것도 잠시 발목 골절이란 치명적인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했고, 1년 동안 재활에 들어가야 할 상황이었다.



상승세 중 급작스러운 부상



고작 17살 소년이 감당하기엔 정신, 육체적으로 부담이 되었던 상황에 스페인, 영국, 호주도 아닌 한국 기업이 나달에게 손을 내민다. 당연히 그 기업 또한 세계적인 기업이 아니었다. 그것도 무려 10년 장기 스폰서 계약.


주변에서 많은 우려를 표시했지만, 그 기업은 위험을 감수하고도 나달의 장래성 하나를 보고 큰 금액을 제시했다. 만에 하나 나달이 부상으로 영영 좋은 성과를 못 내도 돈을 계속 지불해야만 하는 장기 계약이었다.





특히나 10년 계약은 당시 슈퍼스타에게나 갈 제안이었고 당연히 나달은 자신이 잘 나갈 때가 아닌, 힘들 때 손 내밀어 준 기업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계약은 성사되었고... 그로부터 불과 1년 뒤인 2005년, 나달은 그 누구보다 멋진 모습으로 코트에 복귀한다. 부상은 깨끗이 씻은 듯한 모습이었고 매년 미친듯한 커리어를 만들어 나갔다.





2005년~2008년 프랑스 오픈 우승 
2010년~2014년 프랑스 오픈 우승
2008년, 2010년 윔블던 우승
2009년 호주 오픈 우승
2010년, 2013년 US 오픈 우승
2012년, 2014년 호주오픈 준우승
2006년, 2007년, 2011년 윔블던 준우승
2011년 US 오픈 준우승

그랜드슬램 통산 우승 14회, 준우승 6회
그랜드슬램 통산 203승 31패
그랜드슬램 통산 우승 역대 공동 2위


나달의 진면모를 알아보고 어린 시절부터 승부를 걸었던 기업은 바로 


기 아





라파엘 나달이 힘들 때 회복을 기원하는 캠페인을 전개했을 뿐만 아니라, 슬럼프를 겪고 있을 시기에 오히려 스폰서십을 연장 체결하는 등 나달을 믿고 지지한 기아의 안목. 어떻게 기아는 나달을 알아봤던 걸까?



편향 해석을 하지 않았던 기아의 안목





잘못된 고정관념이나 지식으로 인해 정확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대신 왜곡되고 근거 없는 결론을 내리는 경향을 편향 해석이라고 한다. 새로운 데이터를 접하고도 기존의 믿음을 고수하다가 위해가 발생하는 경우라면 누구라도 응당히 생각을 바꾸지 않을까? 그러나 모순된 증거를 마주하는 상황에서도,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을 만한 상황에서도 편향된 해석을 고집하는 예는 실로 차고 넘친다. 


지성을 더 갖춘 사람일수록 옳고 그름을 잘 분별할 수 있을 거라고, 데이터를 해석할 때 또는 어떤 상황을 판단할 때 관련 지식만 적용하여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 우리가 아는 사실과 배치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을 보면 우리보다 덜 똑똑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은 지식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편향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더 크다. 자신의 신념이나 믿음에 모순되는 사실에 맞닥뜨렸을 때 거기서 빠져나갈 방법을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_도서 <씽킹 101> 中






사실 기아가 나달을 믿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하다. 이미 나달은 검증된 선수였기 때문이다. 부상 전 17살의 나이로 랭킹 50위 권에 안에 들었다는 건 앞으로 더 나아갈 길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주저했던 건 단지 '부상'이었다. '부상'이라는 생각지 못한 상황을 맞닥뜨리자 이미 검증된 나달의 실력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나달의 부상 또한 선수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가 아닌 단순한 금 정도였을 뿐이다. 


결국 편향 해석을 하지 않았던 기아는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 나달을 자신들의 선수로 영입할 수 있었다.





2015년 독일 ATP 투어 메르세데스컵 우승 뒤 부상으로 벤츠를 받았을 당시


라파엘 나달 인스타그램                                






나달의 부정적인 면을 편향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객관적인 수치로 판단했던 기아. 그리고 그 기아의 고마움을 잊지 않은 나달의 멋진 우정은 여러모로 많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참고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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