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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만 원짜리 기프트카드를 받는다면?

상상해 봐.

친구가 너한테 25만 원짜리 기프트카드를 줬어.
단, 4개월 안에 써야 하고, 유흥이나 도박 같은 데는 못 써.
어때, 어디에 쓸래?

25만 원이면 인생이 바뀌진 않겠지만, 그동안 참았던 거 하나쯤은 할 수 있지 않아?
예전에 장바구니에 넣었다 뺀 아이 간식,
조금 더 기다려 보자며 미뤄둔 운동화,
엄마 건강검진 예약 같은 거 말이야.

게다가 이게 가족 모두에게 각각 생긴다고 생각해봐.
4인 가족이면 100만 원이 넘잖아.
소소하게 아꼈던 부분들—한동안 못 바꾼 칫솔, 전기장판, 아이 학용품—
그런 것들 살짝 숨통이 트이기 시작할 거야.


그런데 이걸 준 사람이 정부라고 해봐.

2025년에 정부가 ‘민생회복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전 국민한테 차등 지원금을 주려고 준비 중이래.

금액은 이렇게 나뉘어.
일반 국민은 25만 원,
차상위 계층은 40만 원,
기초생활수급자는 50만 원.
반대로, 소득 상위 10%는 15만 원만 받게 돼.

거기다 인구소멸지역에 사는 사람은 1인당 2만 원을 추가로 더 받을 수 있어.
그래서 예를 들어, 기초생활수급자 4인 가족이 인구소멸지역에 살고 있다면 총 208만 원까지 받게 되는 거지.


어떻게 신청하면 되는 거야?

아직 추경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서 조금 더 기다려봐야 겠지만,
이전의 경우를 비춰보면,

온라인으로는 정부24나 복지로 홈페이지에서,

오프라인으로는 주민센터에 직접 가서 신청할 수 있을 것 같아.

확실히 받으려면 본인 상황에 맞는지 한 번은 꼭 확인해야겠지.


현금이야? 카드야?

이건 현금은 아니고,
지역화폐, 선불카드, 신용·체크카드 포인트 중에서 선택해서 받는 방식이야.
이렇게 하면 돈이 지역 안에서 돌고,
소상공인 가게나 전통시장 같은 곳에서만 쓰게 되니까 실제로 골목상권에 도움이 되는 구조지.

반면에 대형마트, 백화점, 유흥업소, 온라인 쇼핑몰 같은 데서는 못 써.
그리고 포인트는 기한 안에 꼭 써야 돼, 안 그러면 사라져.


또 퍼준다고 나라 망한다는 사람들?

당연히 이런 얘기 나오면 꼭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어.
“나라 망한다”, “세금 낭비다”, 뭐 그런 말들.

그런데 잘 생각해봐.
정부가 준 것은 숨기고 안쓰는 현금이 아니야.

쓰지않으면 사라지는 포인트라는 것이 중요해.
우리가 그걸로 밥을 사면, 그 가게 사장님 매출이 되고,

사장님은 부가세랑 소득세를 내지.
세금으로 다시 정부로 돌아가는 구조야.
그게 소비고, 순환이고, 지역 경제지.

실제로 코로나 때 지원금이 효과 있었던 거 기억나지?
그 덕분에 문 안 닫은 가게들이 얼마나 많은데.


결국은, 우리 손에 달렸다는 얘기야

이건 그냥 돈을 나눠주는 정책이 아니야.
정부가 국민 손을 통해 지역 상권을 살리고,
자영업자의 수입을 올리게 만든 거지.

우리한테 “당신의 소비가 누군가의 생계가 됩니다”라고 말해주는 거라고 생각해.

25만 원짜리 카드 하나가 지금 너한테도, 네 동네 가게에도 진짜 필요한 봄비처럼 뿌려지는 거야.


아.. '전국민 지원금'기사의 댓글을 보다가 성질이 나서 몇마디 더 하자면..


너도 봤지?
지원금 얘기만 나오면 꼭 나오는 말들.

“공짜 좋아해서 나라 망친다.”
“또 빚내서 돈 뿌리네, 베네수엘라 꼴 나겠다.”
“이재명이 자기 돈인 것처럼 세금 퍼준다.”
“지원금 주면 결국 세금 오르고, 그 빚은 국민이 갚는다.”

하나하나 들어보면 그럴듯해 보이기도 하지.
근데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말들이
얼마나 단편적인 시선에서 나온 건지 금방 알 수 있어.


먼저, 공짜 좋아해서 나라 망한다?
우리가 지금 공짜로 놀러 가자고 돈 달라는 게 아니잖아.
삶을 유지하기 힘든 시기에, 국가가 책임지는 방식으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소비할 기회’를 주는 거야.
그 소비가 다시 자영업자의 매출이 되고, 세금으로 돌아오고, 지역 경제의 순환 고리가 되는 거지.


빚낸다고 나라 망한다고?
그럼 모든 나라가 경기침체 때 왜 추경을 하겠어.
예산은 적자일 때 줄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때엔 빚을 내서라도 사람부터 살리는 게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야.
그걸 언제 어떻게 갚을지 계획 없이 휘두르는 게 문제지,
지원 자체가 문제는 아니야.


그리고 “베네수엘라” 얘기 꼭 나오는데,

국가가 돈을 풀면 경제가 무너지고,
돈 가치가 떨어져서 빵 하나 사려면 현금 다발이 필요해진다, 뭐 그런 거잖아.

근데 있잖아,
베네수엘라가 망한 이유는 돈을 '풀어서'가 아니라,
돈을 ‘계획 없이, 세금도 없이, 산업도 없이’ 풀었기 때문이야.

그 나라는 석유 팔아서 번 돈으로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도 없는 무상 복지 정책을 남발했어.
세금도 안 걷고 산업도 안 키우고 분배만 했던 구조 자체지.

더욱이 베네수엘라 정부는 계속해서 환율도 조작하고, 빚도 감추고 있었지.

우리가 하고 있는 전국민 지원금 정책이랑은 구조가 완전히 달라.


이재명이 지 돈 주듯이 세금 퍼준다?
세금은 당연히 국민 돈이지.
근데 그 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세금 낭비라고 부를 수 있을까?
대기업 감세는 괜찮고, 기초수급자한테 주는 25만 원은 낭비야?
그 시선이 오히려 더 ‘정치적’이야.

그리고 “결국 세금 오른다”, “국민이 빚 갚는다”는 말도 있지.
맞아. 국가 재정은 국민이 함께 책임지는 거야.
그래서 더더욱, 그 돈이 제대로 쓰이도록 경제 순환 구조 안에서 잘 설계되는 게 중요한 거고.

2025년 이 지원금은
그 구조를 생각하고, 소비자의 손을 거쳐
자영업자의 매출로 이어지게 설계된 정책이야.


이건 배급이 아니라, 회복의 방안이야

진짜 ‘거지 배급’은 국가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벌어지는 일이야.
위기를 맞은 사람을 내버려 두고,
한계에 몰린 상권을 방치하는 것이 국가로서 더 수치스러운 일이지.


누군가는 “받아봤자 25만 원으로 뭘 해?”라고 말할 수 있어.
하지만 그 25만 원은, 단지 숫자가 아니라 기회야.
내 삶을 잠깐이라도 회복할 수 있는 여지.
그리고 이 사회가 아직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신호야.

그러니까, 누가 뭐래도
당당하게 신청하고, 현명하게 쓰면 돼.

우린 베네수엘라가 아니고,
누구의 개인 쌈짓돈도 아니고,
공짜에 목숨 거는 사람들도 아니야.

우린 시민이고, 이건 권리야.
국가가 나를 지켜주는 방식.
그리고 우리가 이 사회를 함께 지탱해나가는 방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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