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일 비가 올까요?

예측을 신뢰하지 말고, 예측의 근거를 살펴봐야 합니다.

비는 구름이 낀 날도 오고, 구름이 없는 날도 와요.

그러면..
항상 비가 올 것이라는 사람과
항상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람 중
누가 맞는 것일까요?

어느 쪽도 항상 틀리지는 않을거에요.

일반적으로 맑은 날이 더 많으니, 비가 오지 않는다는 사람을 신뢰하는 것이 득일까요?
폭우를 준비하지 않으면 위험하니, 비가 온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신뢰하는 것이 득일까요?
어느 쪽이든 알 수 없는 일이니까 모두 무시하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날씨 예측은 무의미한 것일까요?

부동산 시장이 하락하면서, '저가매수의 기회론'과 '하락 추세론'으로 나뉘어서 설왕설래합니다. 두 주장 모두 충분히 강력해서, 어느 쪽을 지지하든 듣고 싶은 이야기만 선택적으로 들을 수 있어요.

그래서, 논리적인 대화로 의견을 통일하기가 쉽지 않죠.


도대체, 어떤 예측이 맞는 것일까요?


판단은 그 근거가 충분하면, 옳은 결론에 닿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아무리 높아도 세상에는 100% 확실한 일은 없습니다.

비가 오거나 안 오거나 두 경우만 있을 것 같은데, 아주 드물게 내 머리 위에만 비가 내리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누가 맞는 것일까요?

그래서, 예측은 결과가 나와야만 어느 쪽이 맞는지 이야기할 수 있어요.

어느 쪽도 사전에 신뢰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가능성이 높아도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투자의 많은 부분이 그렇습니다. 가능성이 높다고 반드시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낮은 가능성이라도 일어난다면 이전의 높은 가능성 예측은 모두 틀린 것이죠.


그럼에도 우리는 낮은 가능성에 돈을 맡기기보다 높은 가능성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누구의 예측도 우리의 돈을 책임지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어떻게 될 건데?" 보다

"왜 그렇게 되는 건데?"에 집중을 해야 하는 것이죠.


우리가 대화를 나눠야 하는 것은 결과 예측이 아니고, 근거와 그 정합성입니다. 우리는 그런 대화를 통해서 예측보다 예측의 근거를 살펴서, 각자가 직접 판단해야 해요.



걱정거리는 항상 존재합니다.


2만원이던 삼성전자가 4만원이 넘던 날,

더 오를 것이라던 사람들을 말을 들어도 혹시 늦은 것이 아닌지 걱정하고 고민하고

4만원이던 삼전이 다시 3만원으로 오던 날,

지금 사면 더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그렇게 8만원에 산 사람들은 10만을 언제 갈지 걱정이고, 10만전자를 기대하던 때가 지나고 지금은 55,000원입니다.


투자는 늘 예측으로 포장된 걱정이 함께합니다. 투자에서 필요한 것은 예측이 아니라 근거입니다. 우리가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필요한 대화는 결정에 관한 근거들의 정합성입니다. 부동산이 어떻게 될 것인지예측보다 하락의 근거와 반등의 근거를 모아서 내가 동의하는 것을 신뢰하여 결정하는 것이죠. 이것이 투자의 결과가 투자자의 몫이되는 이유입니다.


결과를 맞힌 것이 꼭 옳았던 것도 아니고, 틀린 것이 항상 오판인 것도 아닙니다. 비가 오는 근거는 맑고 흐린 하늘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나면 비가 맑은 하늘에도 흐린 하늘에도 오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다. 어떤 근거로 그러한 예측을 했는지의 정합성과 당위성을 돌아봐야 합니다. 예측의 근거가 타당한지를 확인하는 것이 투자의 자세입니다.

근거는 나누고, 결정은 내가 한다.


내일 제가 있는 곳은 강수확률 40%, 습도 74%, 풍속 3m/s입니다. 내일은 비가 올까요?

감기 조심 하세요. 여러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임대인 계좌번호 꼭 주인에게 확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