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불친절 한 자의 뒷모습

불친절한 사람과 상황

by 김쓰새


회사는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조직이다. 모인 것이 사물이 아니라 숨 쉬는 사람인만큼, 일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사회인이 된다는 건, 내가 속한 테두리 안에서 원활하게 지내는 일인 것 같다. 그래서 회사는 온순하고 평범한 가정에서 나고 자라, 조금 더 좋은 학교에서 둥글게 가공된 사람을 인재상으로 두는 것 같다.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뾰족함이 있으면 다치기 쉽기 때문이다.

안정이라는 두터운 성을 쌓는 것이 사회이고, 그 안에 안착해야 쉽게 다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큰 바위를 세공하는 데 시간이 걸리듯,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 과정에 머물러 있는 누군가가 누구를 다치게 한다.


마지막 학기, 마지막 강의에서 모 교수가 말했다.

"초중고를 지나 지금까지 친구를 만들지 못했다면 인간관계에 실패한 것과 다름없다. 지금이라도 옆 동기와 친하게 지내라. 사회에서 만난 친구는 진짜 친구가 아니다.”

정말 그럴까?

사회에서 맺은 관계는 아무 의미 없는 걸까?


내가 만난 이상한 사람들을 보고 더 생각해 봐야겠다.


바쁜 일이 끝나 숨을 돌리던 어느 오후, 팀장은 팀원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내일 그녀가 복직하여 우리 팀으로 온다는 소식이었다. 팀원들의 얼굴에는 수심과 걱정이 가득했고, 심지어 화가 난 사람도 있었다. 그녀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나와 동기는, 이 분위기를 평소에도 뒷말이 많은 팀의 습관이라 생각했다. 팀원들은 그녀 자리를 놓고 다투었고, 결국 내 동기 옆에 그녀를 두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그녀는 환영받지 못한 사람이었다.

어떤 대리는 “난 그런 애가 우리 집 며느리로 들어올까 무서워”라고도 했다. 그녀는 복직날 유니폼 대신 사복을 입고 사무실에 들어왔다. 유니폼은 1년에 두 번 지급되지만, 새 유니폼을 받으면 헌 유니폼을 모두 버렸다. 그래서 유니폼이 없었을 것이다.

회사 정식 출근 시간은 7시 30분이 아닌 8시 30분이었지만,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느라 8시 30분에 출근해 질타를 받았다. 그보다 늦는 날이면 간단한 것을 사 와 팀원들에게 나눠주었다. 그녀가 무언가를 돌릴 때 사람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나이 많은 대리는 “나 이런 거 안 좋아해”라고 대놓고 거절했고, 사실 나도 속이 부대끼는 날은 그러고 싶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녀가 안타까워 잘 지내려 했다. 점심은 동기와 따로 먹었지만, 그녀는 우리와 함께하고 싶어 했고, 나이 차도 크지 않아 대화도 잘 통했다. 그리고 종종 맛있는 걸 사주고 잘해줬다. 그러나 어느 일로 인해 나와 동기에게 신뢰를 잃었다.

그녀가 발을 동동 구르며, 동기에게 “긴급 처리 요망”이라는 쪽지와 함께 처리하지 못한 일을 몽땅 보냈다.

나 역시 종종 어려운 일을 부탁받았던 터라, 이를 계기로 우리는 다른 선배들에게 그녀의 행실을 알렸다.


다른 선배들은 “너네가 당한 거야”라고 했다.

그녀는 육아휴직 전에도 모 과장과 다투고, 모 연예인 서류를 다루다가 개인 연락처로 연락을 취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

그녀는 왜 그리도 미운짓을 골라했을까?


또 다른 이상한 인물은 팀의 차장이었다.

차장은 한때 내 점심 메이트였고, 퇴사를 결심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전화받는 업무가 민감해 점심시간을 나누어 사용했는데, 차장은 친한 사람 없이 나와 점심을 먹었다. 내가 다른 사람과 약속이 생기면 혼자 먹기도 했다.

그는 팀장에게 지겹도록 혼나면서도 “네네, 알겠습니다”를 반복했고, 극도로 몸을 사려 팀원들의 신뢰를 잃었다.

그는 정해진 틀 안에서만 움직였고, 다른 사람을 공감하지 못했다. 그 예로 내가 출근길 발목 골절이 있었는데 으름장을 놓고 사소한 일에도 과하게 반응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하지 않는, 업무 처리에 중요하지 않은 폰트나 글자 크기까지 지적했다.

내가 처리한 일을 다른 사람 이름으로 바꾸기도 했고, 내 험담을 다른 이에게 한 적도 있었다.

참고로 차장은 희귀병을 앓고 있었지만, 병은 병이고 짓은 짓이니 별 상관이 없었다.


다음 사람은 팀장님인데 회사에서 악명 높은 진상이었다. 소리 지르는 것은 기본이고, 성격이 소심하고 예민하여 직원들을 심하게 쪼았다. 심지어 직원이 화장실 가는 횟수를 체크할 정도였다. 빨리 처리해야 하는 일에 결재를 늦추어 직원들을 힘들게 하기도 했다. 한 번은 임원 전화를 내게 돌려 윗선에 불려 갔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팀장님이 이상해졌다. 출근하자마자 잠을 자고, 점심시간에 나가면 퇴근 직전에야 돌아와 팀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퇴근했다. 희망퇴직 공지가 떴는데 팀장은 곧바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재수 없고 싫었지만 이상하게 그의 뒷모습은 작고 쓸쓸해 보였다.


돌아보면, 저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가시를 드러내고 있었다. 누군가는 상처받지 않지 않기 위해, 누군가는 힘을 얻기 위해 그렇게 살아간다.


회사라는 공간은 불친절하고 차갑지만, 동시에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그 안에서 나는 사람을 만나 각각의 특징을 보

게 되었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옷깃만 스친 사람이라도 의미가 아주 없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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