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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재해석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4월 호

글: 로버트 쿤직  사진: 앤드루 무어


우리가 진정한 도시의 삶을 누리고 싶다면 자동차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도시의 목적은 사람들을 한데 모으는 것이다. 하지만 20세기에 우리는 도시를 망가뜨렸다. 지난해 어느 날, 피터 캘소프가 나를 차에 태워 망가진 몇몇 도시로 안내했다. 그는 도시를 온전한 모습으로 돌려놓기 위한 자신의 계획을 내게 알려주고 싶어 했다.  캘소프는 1970년대 말에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초기의 주 정부 건물 중 하나를 설계하는 데 기여한 건축가다. 그 건물은 지금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남아 있다. 하지만 캘소프는 곧 관심의 폭을 넓혔다. “환경과 사회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고싶다면 건물 하나의 설계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지역 사회 전체를 설계해야 합니다.” 그는 말한다. 현재 그는 작지만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도시 설계 회사 ‘캘소프어소시에이츠’를 운영한다.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있는 그의 사무실 벽에는 ‘신도시주의 협회’의 헌장이 걸려 있다. 이 협회는 지역적 특색이 없는 도시가 무분별하게 확대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캘소프는 1993년 이 단체를 설립하는 데 참여했다. 우리는 오전 늦게까지 기다린 후 교통 상황이 좀 나아지자 캘소프의 차량을 타고 샌프란시스코 남부에 있는 실리콘밸리로 향했다.


100년 전 유럽과 미국에서 사람들이 혼잡한 도시를 벗어나기 시작했을 때 영국 출신의 도시 계획가 에버니저 하워드는 런던 북부에 두 개의 ‘정원 도시’를 구상했다.


“자동차 사용을 지향하는 도시 환경의 문제점은 달리 대책이 없고 자동차가 유일한 이동 수단이라면 사람들은 자동차를 남용하게 된다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기후가 악화되고 주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며 지역사회의 교통이 혼잡해질 뿐 아니라 사람들이 낭비하는 시간도 늘어납니다. 어느 면으로 보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죠. 또 걷지 않아서 사람들에게 비만이 발생하고 대기 오염 때문에 호흡기 질환들이 초래됩니다.” 캘소프가 말했다.



식물들이 가든스바이더베이에 있는 붉은색의 격자형 인공 조형물인 슈퍼트리들을 타고 올라가고 있다.


1990년대에 캘소프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돌파구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는 또 하나의 고 속도로를 건설하는 대신 경전철 노선을 구축하고 그 주변에 주택 단지와 사무실, 상점들을 밀집시키도록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시 당국을 설득하는 데 일조했다. ‘대중교통 이용을 지향하는 개발’로 캘소프는 미래 도시 계획가로서 확고한 명성을 얻게 됐다. 나는 중국의 여러 도시 계획가들을 데리고 포틀랜드를 방문해온 한 환경학자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났다. 캘소프는 그 계획이 새로운 발상이라기보다는 전차가 다니던 옛 교외 지역을 재창조하자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때는 근사한 시내가 있었고 교외 지역은 걸어 다닐 만한 거리에 있었으며 시내와 교외 지역은 대중교통으로 연결돼 있었다. 



DNA 모양으로 설계된 다리로 야간에 LED 조명이 들어오는 헬릭스는 마리나베이 주변의 보도를 연결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4월 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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