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 2016년 12월 호
글·율리아 이오페 사진·게르트 루트비히
소련이 해체된 지 25년이 지난 지금 러시아의 많은 젊은이들이 그 시절의 안정을 갈망하며 민족주의를
신봉하는 대통령에게서 영웅의 모습을 본다.
기차역 옆에 있는 호텔에서 만난 사샤 마카레비치(24)는 나를 어디로 데려가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우리는 우랄 산맥의 동쪽 비탈에 자리 잡은 쇠퇴하고 있는 산업도시인 니즈니타길의 거리를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시멘트 노동자인 그는 금발의 말총머리를 등 뒤로 늘어뜨리고 있었다.
우리는 소련을 상징하는 붉은 별과 성 게오르기우스 리본 이미지로 덮여 있는 작은 1층짜리 건물을 지나갔다. “이곳에 들어가 보든지요. 하지만 이곳은 1990년대를 살아남은 사람들로 가득해요.” 사샤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한다.
사샤 역시 1990년대를 견뎌냈다. 그가 태어나기 불과 몇 개월 전인 1991년 12월, 크렘린 궁에서 소련 깃발이 내려지고 러시아의 삼색기가 게양됐다. 러시아인이 번영을 누리는 서구인들처럼 살게 될 것이라는 기대는 고통스러운 현실 앞에 무너져 내렸다. 계획경제를 시장경제로 바꾸는 것과 수백 년 동안 절대왕정과 전체주의 치하에서 살았던 사회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은 엄청나게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러시아의 1990년대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다. 나의 가족은 1990년 4월에 모스크바를 떠났다. 내가 2002년에 러시아로 처음 돌아왔을 때는 격동의 1990년대를 치유할 해독제라 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시대가 한창이었다. 그 이후 나는 여러 차례 러시아에 왔고 기자로 몇 년 동안 이곳에서 살았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 전자잡지]
지구에 관한 모든 것,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보여 드립니다. 인류의 위대한 도전정신, 생생한 야생의 숨결, 지구를 옥죄는 기후 변화, 인류와 생태계의 공존을 위한 조건 등 자연과 인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생생한 사진, 인터랙티브 지도, 동영상, 생동감 넘치는 그래픽 그리고 현장감 넘치는 글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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