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거래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 2016년 10월 호

글·브라이언 크리스티 사진·브렌트 스터튼


코뿔소 뿔 암거래의 실상과 이 동물의 미래를 위협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인 두 명의
무분별한 행태를 고발한다.


세계 최대의 야생 코뿔소 서식지인 남아공의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폴로콰네까지는 자동차로 5시간 정도 걸린다. 폴로콰네는 코뿔소 뿔 암거래와 관련해 세계적으로 지명 수배를 받고 있는 다위 크루네발트의 거주지다. 그는 전직 경찰관이자 현재는 사파리를 운영하는 백만장자다.


수의사 요한 마라이스가 암컷 코뿔소 호프의 얼굴에 파인 커다란 구멍을 메우기 위해 고무 밴드를 이용한 새로운 방법으로 녀석을 치료할 준비를 하고 있다.


크루네발트를 만나기 위해 차 두 대로 길을 나선 나와 사진작가 브렌트 스터튼은 빼어난 풍광이 굽이굽이 펼쳐진 산악지대를 질주했다. 하지만 얼마 후 해가 졌고 누군가가 고속도로의 중앙선을 따라 타르를 쏟아붓고 불을 질러놓은 상태였다. 아마도 인종분리정책이 종식된 후에도 20년 넘게 사라지지 않는 인종적 · 경제적 갈등에서 비롯된 또 하나의 항의 행위인 듯했다. 우리는 불길을 요리조리 피해갔으나 1km쯤 더 가서는 정체된 차량 행렬과 임시 도로 방책과 맞닥뜨렸다. 내가 망을 보는 동안 차에서 내린 브렌트가 차로 넘어가기 힘들 정도로 큰 돌덩이를 치웠다. 우리는 갓길 너머의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사람들이 돌멩이 세례를 퍼붓기 시작해 이곳을 간신히 빠져나왔다.


MM8443_160525_022563.png 남아공의 세계 최대 규모의 코뿔소 농장주인 존 흄의 농장에서 경비원이 코뿔소 뿔을 들고 있다.

우리는 우중충한 도로변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은 후 크루네발트의 지시에 따라 주유소에서 그의 직원인 리온 반 데르 메르베가 오기를 기다렸다. 빈틈없이 담장이 쳐진 광활한 구역을 따라 20분을 가자 두 개의 돌기둥으로 장식된 대문에 도착했다. 전자동 대문이 스르르 열리자 다위 크루네발트가 양손을 허리에 올린 채 자동차 진입로에 서 있었다.

크루네발트는 현재 본인 소유의 사냥터에서 코뿔소들에게 악독한 행위를 저지르는 혐의로 ‘프라흐터흐의 도살자’라고 불린다. 그는 10명의 공동 피고인과 함께 남아공에서 1872건의 불법 행위로 기소돼 있는 상태다. 프라흐터흐는 크루네발트의 사냥터 명칭이며 네덜란드어로 ‘아름답다’는 뜻이다. 남아공 언론이 ‘크루네발트 조직’이라 지칭하는 이들은 불법 행위인 코뿔소 도살, 역시 불법인 코뿔소 뿔 제거, 코뿔소 뿔 거래, 공갈, 돈세탁 등 각종 관련 범죄로 기소돼 있다. 미국에서 크루네발트와 그의 남동생 야네만은 약 12명의 미국인 사냥꾼을 속여 프라흐터흐에서 코뿔소를 도살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고 미국은 크루네발트 형제의 신병을 인도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체코공화국의 수사관들은 베트남으로 수송된 코뿔소 뿔의 출처가 프라흐터흐에서 체코 사냥꾼들이 사살한 코뿔소들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후 크루네발트와 코뿔소 뿔 암거래 조직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주목했다. 크루네발트는 이 사냥의 목적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때 짐바브웨에서 사냥을 금지당했고 남아공의 전문 사냥꾼 협회에서 퇴출됐다.


코뿔소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동할 때는 눈을 가리고 귀마개를 꽂아야 한다.


이 기사는 기소된 코뿔소 뿔 암거래업자 다위 크루네발트와 세계 최대의 코뿔소 농장을 운영하는 존 흄에 대한 이야기다. 서로 잘 아는 두 사람은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남아공과 국제 사회의 코뿔소 뿔 거래 및 판매 금지 조치를 해제시키는 것이다. 크루네발트는 엄청난 파장을 초래할 법적 분쟁에 휘말려 있는 시기에 나와 브렌트를 만났다. 이 법적 분쟁의 결과에 따라 그는 수십 년간 감옥살이를 할 수도 있고 남아공에서 코뿔소 뿔을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게다가 이 기회는 코뿔소 뿔의 국제적인 거래를 합법화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반대하는 이들은 그렇게 되면 코뿔소가 멸종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 2016년 10월 호 내용 중]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 전자잡지]

지구에 관한 모든 것,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보여 드립니다. 인류의 위대한 도전정신, 생생한 야생의 숨결, 지구를 옥죄는 기후 변화, 인류와 생태계의 공존을 위한 조건 등 자연과 인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생생한 사진, 인터랙티브 지도, 동영상, 생동감 넘치는 그래픽 그리고 현장감 넘치는 글로 전합니다.

https://itunes.apple.com/app/id517196393&mt=8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실명 퇴치, 눈앞으로 다가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