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소방지부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
"소방관이 안전해야 국민도 안전합니다."
"생명을 지키는 대가가 더 이상 3천 원이어서는 안 됩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에 있지만 장기간 동결된 각종 수당, 불합리한 인사·예산제도, 부족한 인력과 장비로 인해 소방관들의 고통이 심각하다는 호소가 나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소방지부 소속 소방관 20여 명은 2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 앞에 모여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한 소방관들의 울분이 터져 나왔다.
"소방관이 더 이상 영웅이라는 이름 아래 희생만을 강요당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지난 8월에 이태원 참사에 출동했던 청년 소방관이 목숨을 잃은 점을 들며 "현장에 대한 트라우마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트라우마는 소방관의 삶 속에 항상 따라 다닌다. 또 이런 현실과 함께 소방관의 열악한 현실이 이중고가 되어 소방관의 마음을 더욱 악화시킨다. 소방관이 더 이상 영웅이라는 이름 아래 희생만을 강요당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김종수 서울소방지부장은 "이태원 참사와 세월호 참사, 제주항공 사고 등 국가적 재난 현장에 언제나 소방관들이 있었지만 많이 병들어 가고 있다. 국민의 신뢰와 존중을 받지만 그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희수 서울소방지부 부지부장도 "119 대원들은 매일 죽음을 마주하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PTSD) 등 이들의 마음을 돌볼 심리 지원 체계는 없다"며 제도적 보완을 촉구했고, 조현욱 서울소방지부 총무국장도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의 취지에 맞게 지자체 예산 의존도를 낮추고 소방 재정의 안정적인 확보와 독립적인 인사 운영이 보장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는 소방관들의 열악한 사례도 구체적으로 발표됐는데 구조구급 활동비는 소방관은 전혀 없고 화재진압수당은 25년째 동결 상태며 출동가산금도 1회에 3천 원, 그것도 11년째 동결 상태라는 점이 지적됐다.
소방관들은 "밖에서는 영웅으로 칭송받는 소방관이지만 안에서는 차별과 고립된 소방관이 되어 가고 있다"며 "우리가 처한 많은 어려움은 단지 소방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부족한 인력과 장비는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고 지친 소방관의 몸과 마음은 재난 현장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할 수 있다. 오늘 이 자리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들의 실질적인 삶을 변화시키는 시작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 소방관의 안전과 건강을 보장하는 근무 환경 마련 ▲ 소방관 희생에 합당한 보상과 예우 보장 ▲ 반쪽짜리 '국가직 전환' 문제 해결 요구가 담긴 의견서를 대통령실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