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펫숍 신분세탁으로 악용되는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

동물자유연대, 민간동물보호시설의 신종펫숍 둔갑 사례 발표

by 이영일
18324_3069817_1762131356763496911.jpg ▲인천 계양구에 신고된 민간동물보호시설 사육 환경 실태. ⓒ 동물자유연대

동물보호 강화를 위한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가 그 취지와 달리 신종펫숍의 신분 세탁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동물자유연대는 4일 "올해 9월 기준 정부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기재된 민간동물보호시설 17개소 중 최소 6개 이상이 신종펫숍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는 민간인이 운영하는 비영리 동물보호시설을 정부가 관리하기 위해 2023년 4월부터 시행한 제도다.


겉으로는 민간동물보호시설, 뒤로는 펫숍 영업...시설 내 동물 방치·영리 행위 등 실태 심각


동물자유연대는 "부산 북구 3곳, 인천 계양구 1곳, 경기 고양시 1곳, 충남 천안시 1곳 등 6개 업체가 신종펫숍으로 드러났다. 그 수가 더 많을 가능성도 있어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인천의 한 업체는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관리자가 한 명도 없었다. 동물 거주 공간은 배설물로 오염되고 밥과 물도 없는 등 동물 약 30마리가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캣타워에는 사망한 고양이 사체가 걸린 채 방치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고양시의 한 업체는 전화로 유기동물 입양 문의를 하면 서울 펫숍 주소를 안내하는 등 보호소로 신고된 시설을 펫숍 영업에 이용하고 있었다.


530234_557679_2222.jpg ▲경기 고양시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 업체가 방문 유도한 펫숍. ⓒ 동물자유연대


전국 30개 지점을 운영중인 신종펫숍 업체는 부산 북구에서 민간동물보호시설로 신고됐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동물자유연대는 "현장 방문 결과 업체가 파양을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했다. 비영리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신고제 요건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신고제가 '합법 보호소로 탈바꿈시켜주는 창구가 되고 있다"


부산 북구의 또다른 두 업체는 기존에 운영하던 신종펫숍의 상호만 바꿔 보호시설로 신고했고 이중 한 업체는 펫숍과 동일한 연락처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한 업체는 신종펫숍 홍보 이미지와 동일한 사진을 보호소 홈페이지에도 게시하고 있었고 충남 천안의 한 업체는 신종펫숍과 동일한 상호명으로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가 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자유연대는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는 사설 보호소에서 감당 못할 수준으로 개체수가 늘어나 동물 방치나 학대 위험에 이르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시작된 제도다. 신종펫숍에서의 동물 방치, 폭행 등 학대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지만 신고제가 이들을 '합법 보호소'로 탈바꿈시켜주는 창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또 "민간동물보호시설로 신고된 신종펫숍에 세금으로 보조금을 지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는 동물보호법 제37조에 민간동물보호시설의 환경개선 및 운영에 드는 비용을 지원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현재는 서류상 기준만 충족되면 현장 확인 없이도 신고를 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고제가 본래의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www.civilreport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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