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철근 구조물 무너져 1명 사망
18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2번 출구 앞 신안산선 지하철 공사현장 지하 약 70m 지점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밑에서 작업하던 작업자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사고는 터널을 만드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중에 철근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했다. 하청업체 소속 30대와 60대 남성 2명은 부상을 입었고 나머지 인원은 소방당국에 의해 모두 구조됐다.
이 공사는 포스코이앤씨가 맡고 있는데, 지난 4월에도 역시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 "그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다"
송치영 사장은 이날 오후 사고 현장을 찾아 "그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다"며 사과했다. 송 사장은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4월 신안산선 광명 터널 붕괴 사고 이후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전사적인 안전 강화 조치를 추진해 왔음에도 다시 중대한 사고가 발생한 점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다"고 책임을 통감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사고 이력이 앞서 언급된 2건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안전체계는 분명한 문제가 있다.
포스코이앤씨 사고 이력을 보면 1월 15일 경남 김해시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5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17층 높이에서 추락사했고 4월 11일에는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현장 터널 붕괴로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불과 10일후인 4월 21일에는 대구 중구 아파트 현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승강기 추락방지망 설치 작업중 사망했고 7월 28일에는 경남 의령군 고속도로 현장에서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에 끼어 사망했다.
이재명 대통령, 포스코이앤씨 질책했지만...
앞서 연이은 사고로 사망자 발생이 이어지자 7월 29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를 향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대통령의 질타 불과 5일만인 8월 4일, 경기도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의 30대 남성 근로자가 감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당시 취임 8개월밖에 되지 않은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는 사표를 제출했고, 이후 그룹내 안전 전문가인 송치영 부사장이 사장에 올랐다. 하지만 3개월여 만인 18일 또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거듭되는 안전사고를 포스코이앤씨에만 국한해 볼 것이 아니라 포스코 그룹 전체에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또 안전관리도 안전관리지만 시공 자체가 부실해서 발생하는 사고는 아닌지도 명확하게 조사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문제는 이런 사고다발 기업이 공사를 계속 할 수 있는지 여부다. 일각에선 신안산선 건설 현장에서의 잦은 사고를 두고 개통 이후의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한편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18일 "노동부 서울남부지청 산재예방지도과와 서울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가 포스코이앤씨 등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