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죽은 듯 웃으며

지쳐도 미쳐야 하는 것

by 느곰씨 오만가치
180e4ddcefd54dff4.jpg

가장 대중적인 힙합을 했다고 해도 모자람이 없을 만큼 리쌍은 힙합씬에서도 대중가요에서도 사랑을 받는 그룹이다. 그들의 대표곡 중에 하나인 '발레리노'는 지독한 사랑을 표현하는 가사와 더불어 충격적인 뮤직 비디오로 유명하다.


노래만 들으면 여자가 떠나 무척이나 슬픈 남자의 마음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 수준을 단숨에 뛰어넘는다. 사랑을 했던 여자가 죽었고 그 죽음을 인정하지 못한 남자가 죽은 여자를 놓아주지 못하는 내용에 가깝다. 네크로필리아(Necrophilia)가 되어 버린 남자는 시체가 되어 버린 여자마저 사랑해 버린 것이다.


그 모든 걸 함축하는 듯한 문장 '죽은 듯 웃으며'는 소름 끼치지기도 하지만 얼마나 애절한 마음 상태인지 알 수 있다. 몇 마디 앞에 나오는 '무언갈 지켜야 하는 건 그것에 지쳐도 미쳐야 하는 것'이라는 가사는 이 표현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어 준다.


한 여자를 위해 춤을 추었던 남자. 그는 발레리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고독 (Solitu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