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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Solitude)

지쳐야만 쉴 수 있는 인간의 것

by 느곰씨 오만가치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한 나에게도 고립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단단해져 왔더라도 한계는 늘 존재했고

그것들을 즐기는 동안 지치기라도 한다면

쓸쓸함은 어김없이 곁을 지키고 있다.

시끌벅적했던 주변도 음소거된 듯 순간 고요해진다.


기댈 곳을 찾지 못하는 건 아니다.

기대고 싶지 않은 거다.


스스로 해내고 싶은 마음을 알면서도,

해낼 수 없을 땐 짜증 내지 말고 소리치지 말고 도와 달라 하라 했다.

쓸쓸함에 씁쓸함이 묻어 괜히 미안해진다.


흐릿해진 감각으로 잠든 악령을 깨워 노려본다.

힘들어야 할 이유를 그렇게 애써 만들어 스스로를 괴롭힌다.

나약함을 숨겨본다.


지쳐 쓰러져야만 쉴 수 있는 나는

고독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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