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천주의인가 정신승리인가
긍정이라는 말에는 오해가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긍정이라는 것을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긍정이라는 것은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왜냐면 긍정은 인정으로 바꿔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긍ː정, 肯定
1. 그러하다고 생각하여 인정하는 일. 또는, 적극적으로 의의(意義)를 인정하는 일.
2. 전통적 논리학에서, 어떤 명제 즉 's는 p이다'라는 형태의 판단을 승인하는 일. 명제를 참이라고 하는 일.
사실 긍정적 사고는 메타인지라고 할 수 있다. 물컵의 물에 대한 긍정적 사고 예시에서 긍정적 표현은 조금 다르게 서술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예시)
긍정적 사고 : 물이 반이나 남았네?
부정적 사고 : 물이 반 밖에 안 남았네?
내가 생각하는 긍정적 사고 : 물이 반 남았다.
"물이 반이나 남았네?"라는 것이 긍정적 사고라고 할 수 없는 것은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 개인적 사고까지 곁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이 문장은 화자가 "물을 마시고 싶다"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저 컵에 있는 물 다 마셔"라고 엄마에게 지시를 받은 아이의 입장이라면 "물이 반이나 남았네?"는 기분 좋은 문장이 될 수 없다. 예시의 긍정과 부정이 반대가 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긍정의 문장은 건조해 보이지만 "물이 반 남았다"라고 할 수 있다. 그 상황을 낙관할지 비관할지는 그다음의 문제가 된다.
이쯤에서 최근에 회자되고 있는 '원영적 사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모든 사건을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의 말과 행동을 밈의 형태로 만든 것이 바로 '원영적 사고'다. 그녀의 영어 이름 Vicky를 사용하여 'Lucky Vicky'라는 밈을 만들어 낸 것이다.
낙관적 사고는 삶에 있어 선한 영향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자칫 그것이 과하면 인과관계가 맞지 않은 낙관만을 얘기하게 된다. 이를 '해로운 긍정성'이라고 한다. 속된 말로 '정신 정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본인 스스로 '정신 승리를 넘어 진정한 승리에 이르겠다'라고 하였으니 지금의 유행은 선순환만이 있길 바라게 된다.
<프로듀스 48>에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던 중3 여학생은 이제는 가요계의 아이콘이 되었다. 정상에 서 있다는 건 많은 응원만큼 많은 비난을 받는 위치다. 얼마 전 <탈덕수용소>와의 소송전이 있었다(이겼지만). 공인이라고 해서 그들에 대해 함부로 얘기해도 되는 건 아니다. 동시에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자만이 왕관을 쓸 자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너무 공주 같아서 오히려 입에 오르내리는 경우가 많은 듯했다. 내가 봐도 <시크릿 쥬쥬>에 나오는 쥬쥬 같은 외모다. 날 때부터 그렇게 생긴 걸 어떻게 하라고라는 작은 변명을 해주기도 했다. 그런 사건들을 많이 겪었을 당사자를 생각해 보면 이런 낙관적 사고방식은 '자기 보호'의 역할을 해주며 정상에서도 잘 견디게 해주지 않았을까 싶었다.
19세. 여전히 어리다면 어린 나이. '원영적 사고'로 앞으로도 잘 해내갔으면 하고 괜히 응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