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브런치 스토리 "비공식" 이별곡 전문 디제이 반 anti or half 사고실험가 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여기 캐나다 중부는 요새 날씨가 캐나다 답지 않게 춥지 않아서 얇은 외투 하나 입고 다니는데요. 요새 한국의 날씨는 북극 추위가 내려왔다고 매스컴에서 호들갑을 떨고 있더라구요.
여기는 뭐 영하 30도는 돼야 히터 전원이 어디에 있더라... 이럽니다.(농담농담^^)
오늘은 듀오 리쌍의 "헤어지지 못 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 하는 남자"를 가지고 왔습니다. 리쌍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힙합 듀오로 그들 앨범의 작품성도 무척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중적으로는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런닝맨'에 고정멤버로 참여하여 이름을 알렸지만 그 후로부터는 이렇다할 앨범작업을 하지 못하고 여러 구설수를 일으키면서 얼마 전 공식적으로 해체했다고 하네요."헤어지지 못 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 하는 남자"는 제목에서 그대로 알 수 있듯이 처음과 다른 서로의 변한 모습에 이별을 생각하고, 갖가지 이별할 이유를 떠올려 보지만 서로 바라만 보고 있는 연인들의 모습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 브런치의 남녀 주인공 '나'와 'S'. 참, 오래도 질질 끕니다. 좋았다가도 싫으면 그만인 게 남녀 간의 사랑인데 노래를 몇 곡을 틀었는데도 아직도 헤어지지 못하고 저러고 있네요. 안 되겠습니다. 한 마디 해야겠어요. 거기, 두 사람! 소싯적에 그쪽들만큼 연애 안 해본 사람 있는 줄 알아요? 여기 브런치 스토리만 둘러봐도 어우... 사연들이 장난 아니야. 자, 이제 그만 끝내고 새로운 사람들 만나야지. 오케이?(그쪽들 때문에 청취율 떨어진다구요~~~!)
'끌린다'는 의미 다들 아실 거라 믿습니다.
중학교 시절 내 자리 앞에 옆에 앉았던 아이. 일주일마다 오른쪽으로 한 줄씩 옮기는 분단이동 때문에 두 달의 한 번 정도는 양쪽 끝에 앉을 수밖에 없어서 그 주는 아무 힘이 없고 시간만 빨리 가라 그랬는데요. 그 주 일요일은 다음 날 내 앞에 옆에 앉을 그 아이를 만날 생각에 가슴 설렜던 그 기억의 이유는 '끌림'이었습니다. 반 아이들 중 오십 퍼센트에서 또 그중의 한 명에 유독 설레고 별 것 아닌 핑계로 한 번이라도 더 말 붙이고 싶은 이유도 바로 '끌림' 때문이었습니다.
고등학교를 겨우 벗어나서 이제 정말로 아무 거리낌이 없어졌을 때, 나의 드높은 이상과 목표를 함께 할(그땐 저런 이상한 생각을 한참 동안 하고 다녔답니다.) 그런 여자친구 선택의 기준 역시 '끌림'이었습니다. 오, 저 친구는 그런 나의 기준에 어느 정도 부합하겠군.
"제가 진짜 좋아하는 거 아시죠? 그냥 이렇게 친한 선후배로 지내고 싶어요."
난 끌렸는데 저쪽은 아니었나 보더라구요.
채워져도 부족했던 사랑
다시 태어나도 만나고픈 사람
하지만 세월 앞에서는 역시
서로의 욕심을 이기지 못해
진짜로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 몇 번의 짧은 만남도 기준이 같아서인지 만나는 사람마다 이전과 비슷한 이미지와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만남의 기간들이 그리 길지 않았던 이유도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엔 끌려서 만났는데 점차 보여지는 모습이 그것을 방해함으로 점점 마음이 식어져 갔던 것 같네요.(그땐 차이든 차든 그래도 결정은 빨랐습니다.ㅋㅋ) 그러고 보면 사람과의 만남에 있어서 좀처럼 나를 양보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귐을 시작하는 시간도 오래 필요하구요. 내가 절대로 대단한 사람이 아닌데 여전히 그러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합니다.
'끌림'을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요? 첫눈에 반하는 것? 뭐 주로 그렇게 정의하는 게 일반적일 수 있겠지만 정확하게 들어맞지는 않는데요.
이상형을 만났을 때 나도 모르게 드는 감정? 이상형을 살면서 딱 한 번 만나봤는데요. 이건 끌림 정도가 아니라 자력(자석의 N극과 S극이 만나면 접촉이 아니라 거의 충돌에 가깝잖아요.)에 가깝더라구요. 그치만 그 이상형이 나만 이상형이지 상대방도 내가 이상형이란 법은 없잖아요.(서로 불꽃이 튀었다는 말은 아니란 거죠.) 거기다 이미 임자가 있었던 몸이라 뭔가 시도 조차 할 수 없었지요.ㅠㅠ 게다가 이 정도로 강력한 에너지까지는 아니었구요.
내가 꿈꾸었던 이성에 대한 이미지? 이것 역시 정확한 답은 아닌 듯싶네요.
썸?? 이건가? 한글도 아니고 한자도 아니면서 뒷꼬리는 뚝 잘라먹은 그 영어 단어? 여기에 사귈까 말까 요리조리 재보는 그런 거 딱 빼고 거기에 '나 너 좋아하는 것 같아.'라는 설렘이 스며든다면? 아마 맞을 것 같네요.
우린 삼백만 원짜리 중고차로 함께
어디든 다녔지 남부럽지 않게
팔짱을 끼고 한 장의 사진에 추억을 담고
밤잠을 설쳐가며 서로를 알아가고
제가 랩을 들을 때 한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내용이 잘 들릴 것! 즉 아무리 속사포처럼 쏘아대도 발음이 정확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듣게 할 것! 입니다.
우리 아이들로부터 또는 여기저기서 주워모은 바에 의하면 힙합의 주재료인 랩은 미국의 할렘가에서 살아가는 흑인들이 그들의 삶의 어려움,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그들의 이야기 등을, 음정에 얹은 노랫가사가 아니라(왜냐면 기성의 음악적 문법을 이해하기는 이들에게는 쉬운 게 아니니까요.)직설적인 내뱉음으로 시작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기에 자극적인 욕설을 섞어서 주의를 끌고, 내가 하는 그 몇 마디 들어주는 것조차 언제 고개를 돌릴지 몰라 가능한 한 빠르게 쏟아내는 방법으로 내 얘기를 내뱉는 것이죠. 그런데 대부분의 랩이 자막 없이는 알아듣기가 거의 불가능하죠. 들어달라고 소리치는데 알아먹을 수 없다니 이런 모순이 없습니다.
그런데 리쌍의 래퍼 개리는 우리나라 래퍼 중 손꼽히도록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감성 가득한 창법?으로.
헤어지지 못 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 하는 남자 사랑하지 않는 우리 그래서 no no no no no no
사랑은 이별과 한 패
이별은 사랑을 데리고 간대
버리면 버려지는 게 사랑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원하면 얻어지는 게 사랑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난 사랑을 하기 전에 이별부터 생각해. 그래서 널 사랑할 수 없어."
드라마에 이런 대사 많이 나옵니다. 물론 보통 이런 염려를 극복하고 사랑은 이루어지지요. 이 노래에서는 사랑이 이별과 한 패랍니다.(오~~!신박한 표현입니다.) 그래서 이별할 때 사랑을 데리고 간답니다. 사랑을 시작할 때 당연히 사랑만을 생각하느라 함께 온 이별은 존재를 느끼지 못하죠. '세월 앞에서는 역시 서로의 욕심을 이기지 못해 나를 쏘아보는 눈초리 날이 갈수록 더'하고요. 이별을 하루종일 생각하는 내 앞에서 이별은 사랑을 데리고 갑니다.
오늘도 역시 슬픈 이별의 곡조만 이야기했네요. 이 브런치북의 컨셉트상 어쩔 수 없어요.ㅠㅠ 청취율 조사가 괜찮게 나오면 속편을 만들어 볼까도 생각해 봤는데 모를 일입니다.
이제 몇일 있으면 즐거운 성탄절과 정이 넘치는 연말연시가 다가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아내이자 아이들의 엄마가 다니러 오구요.(남자 셋이 버텨내고 있다가 엄마가 오면 좀 낫겠죠?일 하느라 힘들었다고 음식이며 뭐며 저 보러 다 하랍니다.-..-) 즐겁게 보내시구요. 소개해 드린 이 노래 리쌍의 "헤어지지 못 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 하는 남자" 보내드리며 오늘 브런치북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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