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보고 올립니다. 저 아직 살아있습니다.(몇 차례 참사 이후 '생존보고'라는 어휘가 낯설지 않아 졌네요.) 정말 오랜만이고 진짜로 반갑습니다~~~!
독감에 걸려 이 주째 아무것도 못하고 앓아누워 있으니 정말로 답답해 미칠 뻔했어요. 중간중간에 글을 써보려고도 해 봤는데 몸이 아프니 만사가 귀찮고 거기다 아무리 졸필이라도 뭔가 좀 생각도 하고 구성도 짜보고 해야 하는데 그 자체를 못하겠더라구요. 아이고 뭐 몇 줄 쓰지도 못하고 덮어버릴 것 같으니 좀 낫고 하지 이렇게 미루다 보니까 이제야 쓰게 되었네요. 캐나다에 와서 감기도 몇 번 걸려본 적 없고 그 흔했던 코로나조차 우리 식구만 피해서 멀리 돌아갔는데 이번엔 한 번 크게 앓았네요. 여전히 고양이처럼 골골송을 하고 있답니다.(기관지염에 걸리면 누워서 숨 쉴 때마다 골골송을 할 수 있더라구요.ㅋㅋ)
이번 화는 중간에 쉬다가 다시 시작하기도 하는 거라최근에 이별을 맞은 우리의 주인공 '나'와 'S'의 근황도 궁금하지만 그들도 서로 아파할 시간이 필요하니 건드리지 말고 그냥 놔두기로 하고 기존의 포맷에서 벗어나 제가 옛날에 좋아했던 노래 두 곡을 소개하는 것으로 해볼까 합니다. 이 노래들만 들으면 그때의 특정한 어느 공간과 특정한 인물들이 떠올라 더욱 애틋했던 곡들이라 많이 좋아했는데 세월이 지나 어느새 잊히고 말았었네요. 이번에 몸져누우면서 갑자기 이 두 곡의 노래가 떠올랐던 건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듣는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 동물원의 '말하지 못한 내 사랑'
추억 돋는 겨울밤 되시기 바랍니다.
아름다웠던 우리 옛 일을 생각해 보면 나의 애타는 사랑 돌아올 것 같은데
어제는 별이 졌다네 나의 가슴이 무너졌네
별은 그저 별일뿐이야 모두들 내게 말 하지만
오늘도 별이 진다네 아름다운 나의 별 하나
별이 지면 하늘도 슬퍼 이렇게 비만 내리는 거야
나의 가슴속에 젖어오는 그대 그리움만이
이 밤도 저 비 되어 나를 또 울리고
아름다웠던 우리 옛일을 생각해 보면
나의 애타는 사랑 돌아올 것 같은데
나의 꿈은 사라져 가고 슬픔만이 깊어가는데
나의 별은 사라지고 어둠만이 짙어가는데
이 노래에서도 헤어진 연인을 별에 비유하는군요. 저번 화의 김광석의 노래에서도 사랑하는 연인을 별에 비유했는데 말이죠.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만큼 찬란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손에 잡히지 않는 안타까움만 유발하는 존재 그녀. 곧 별인가 봅니다.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는 전주에 깔리는 풀벌레 소리와 중간중간 개 짖는 소리가 이 노래를 더욱 유명하게 만드는데 일조했답니다. 멤버들이 직접 시골에 가서 풀벌레 소리를 채집했는데 사실 중간의 개 짖는 소리는 전혀 의도치 않았다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아주 운치 있게 노래를 살리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다는 에피소드도 기억나네요.
동물원의 노래 역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적인 포크 그룹이었음은 자타공인 인정하는 부분이고요. 그들이 가졌던 음악적 실력과 자산은 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높이 평가받는 부분입니다. 그 그룹의 리더였던 김광석. 여전히 우리가 그리워 마지않는 우리의 연인이 아닌가 합니다.